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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군민이 골프실습장 유치 위해 100억원 투자

입력 | 2017-01-12 03:00:00

교육용 골프실습장 건설 난항에 “국제규격 실습장 세워 인재 키우자”
지역 인사 등 4명 거액 쾌척 화제




6일 함평군청에서 교육용 골프실습장 조성을 위한 민자 100억 원 유치 협약을 한 참석자들이 증서를 들고 있다. 왼쪽부터 김수현 씨, 지재갑 씨, 안병호 함평군수, 이귀남 씨, 김성모 함평군번영회장. 함평군 제공

 6일 오후 전남 함평군청에서는 특별한 투자협약식이 열렸다. 함평군에 교육용 골프실습장을 유치하기 위해 주민 등 4명이 1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민자 유치 사업에 주민이 투자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이날 협약식은 의미가 컸다. 이들 ‘선한’ 투자자는 김성모 함평군번영회장과 이귀남, 지재갑, 김수현 씨. 협약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할 때 이들과 안병호 함평군수의 얼굴은 무척 상기됐다.

 기업체나 재력가들이 대부분 투자자로 나서는 대형 민자 유치 사업에 주민들이 직접 뛰어든 이유는 뭘까.

 전남도교육청과 함평군은 350억 원을 들여 함평군 대동면 금곡리 일대 166만2000m²에 교육용 골프실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용은 국비 100억 원, 도교육청 예산 100억 원, 함평군 예산 50억 원, 민자 유치 100억 원 등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도교육청과 함평군은 골프 인재 육성을 위해 국내 상업용 골프장(보통 6900야드)보다 전장이 긴 18홀 규모의 골프실습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신지애 전인지 장수연 하민송 등 유명 골프 선수를 배출한 함평골프고 학생뿐 아니라 세계적인 골프 인재, 특히 남자 선수 육성을 위해서는 실습장이 필요하고, 실습장이 생기면 골프 교육생과 그 보호자들이 함평으로 오고 관련 일자리도 창출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실습장 건설에 제동을 걸었다. 교육부는 “노후 교육환경 개선 등 투자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하고 굳이 실습장을 지으려면 자체 재원을 추가로 확보하라”고 통보했다. 중앙투자심사위원회도 이런 이유로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이처럼 골프실습장 조성사업이 주춤거리자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신광면에서 태어나 손불면에서 살고 있는 김성모 회장은 광주 하남공단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귀남 씨와 지재갑 씨도 함평에 살면서 각각 축산업과 양만(養鰻·뱀장어 양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김수현 씨는 함평 주민은 아니지만 김 회장의 뜻에 공감해 투자를 결정했다.

 김 회장은 “함평군과 도교육청의 역점 추진 사업이 표류하는 게 안타까워 뜻을 같이한 주민, 지인과 투자를 결심했다”며 “정부에서도 주민들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골프연습장은 비거리가 짧고 대다수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운영돼 국제적 선수를 육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 때문에 해외로 훈련하러 나가는 국내 선수가 수천 명이고 이들이 1500억∼2000억 원을 해외에서 쓰고 있다”고 했다.

 국제 규격의 골프실습장이 조성되면 국내외 학생과 선수를 수용해 외화 유출을 방지하고 골프 인재를 육성하는 한편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안 함평군수는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주민들이 투자자로 나서 줘 큰 힘이 됐다”며 “지역에 꼭 필요한 시설인 만큼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4월에 있을 정기 심사에 대비해 교육부가 요구한 재검토 사항을 보완하겠다”며 “자체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인 만큼 최대한 예산을 충당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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