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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대사들이 朴대통령에 준 선물, 최순실 집에서 발견돼”

입력 | 2016-12-30 03:00:00

[최순실 게이트]檢 ‘밀접한 관계’ 증거로 제시
“최순실, 김종 길에 기다리라고 하고 차에 태운 다음 각종 지시 내려”
김종, 삼성 압박 배후 朴대통령 지목… 장시호 “삼성에 후원금 요구 인정”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공원이나 길가에 대기시켰다가 차로 픽업해 각종 지시를 내린 정황이 재판에서 드러났다. 최 씨가 직권남용죄의 구성 요건상 ‘민간인’ 신분일 뿐이어서 김 전 차관 등 고위 공직자에 대한 압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는 변론에 맞서 검찰이 공개한 사실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9일 열린 김 전 차관과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최 씨의 지위를 이해하는 것이 국정 농단 사건을 풀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최 씨는 장 씨가 운전하는 차를 한강 둔치, 서울 강남구 대치동 노상으로 몰고 간 뒤 근처에서 미리 대기하던 김 전 차관을 태워 차 안에서 지시했다”며 구체적인 공모 정황을 공개했다. 현직 차관을 길가에 서 있게 할 만큼 최 씨의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것. 이어 외국 대사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카드와 함께 선물한 기념품이 최 씨 집에서 발견됐다며 이 물품들을 박 대통령과 최 씨의 밀접한 관계를 입증할 증거로 냈다.

 김 전 차관은 최 씨의 조카 장 씨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 원을 후원하도록 삼성을 압박한 배후로 박 대통령을 지목했다.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업무수첩에 2015년 7월 박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독대한 정황이 기재된 메모를 근거로 들었다. 또 최 씨 회사인 더블루케이가 문체부 산하 카지노업체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요구한 80억 원대 용역계약 역시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공모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의 변호인은 “국민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안 전 수석 등이 최 씨에 대해 모르쇠 전략으로 나간 것과 달리, 김 전 차관이 최 씨 관련 비위의 증인을 자처함으로써 박 대통령 및 고위 공직자들과 공모 관계를 전면 부인해 온 최 씨의 방어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최 씨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대신 나온 최 씨의 변호인은 “김 전 차관에게 영재센터 후원 기업을 물색해 달라고 도움을 구한 적은 있지만, 특정 기업이나 금액을 정해 강요한 적은 없다”며 직권남용 공모 사실을 부인했다. 또 김 전 차관이 기업들을 협박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김 전 차관의 ‘과잉 충성’으로 몰았다. 반면 장 씨는 “삼성에 후원금 지원을 요구한 혐의를 인정한다”며 개입을 부인한 최 씨와 엇갈린 진술을 했다.

 한편 19일 공판준비기일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변호인을 새로 선임하고 박 대통령과 공모한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이 비밀누설 증거로 낸 최 씨의 태블릿PC를 적법하게 입수한 것인지 문제 삼았다. 최 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첫 공판은 내년 1월 5일, 김 전 차관과 장 씨의 첫 공판은 같은 달 17일 열릴 예정이다.

신동진 shine@donga.com·권오혁·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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