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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조 가보지도 않고 “먹는물로 적합”

입력 | 2016-12-28 03:00:00

수질검사 직원-공무원 등 8명 구속
미생물 함유량 수치 조작 등 1만5000여건 허위 성적서 발급




 지하수나 아파트 저수조 등 시민들이 먹는 물의 수질을 검사하면서 결과를 조작하거나 엉뚱한 물로 검사해 허위 검사성적서를 발급한 업체가 대거 적발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부장 신성식)는 먹는물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질검사업체 임직원 7명과 공무원 1명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업체 직원 12명 및 업체 2곳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수도권 전체 수질검사의 67%를 담당하는 주요 수질검사업체 5곳이 상습적으로 검사 결과를 조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 6월부터 올 11월까지 저수조에 가지도 않은 채 수돗물을 떠다가 검사한 뒤 먹는 물로 적합하다는 결과를 내고 미생물 함유량 등 검사 결과 수치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총 1만5200여 건의 허위 검사성적서를 발급했다.

 검찰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W사 대표 조모 씨(74)와 그의 아들이자 상무인 조모 씨(40) 등 업체 5곳의 임직원 총 7명을 구속 기소했다. 또 강원 영월군의 상하수도 수질검사 결과를 조작해 달라고 W사 관계자에게 이메일을 보낸 혐의로 영월군청 수질담당 공무원 이모 씨(49)도 구속 기소했다. 업체 5곳의 직원 12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관계자는 “역량이 비슷한 수질검사업체 다수가 과도하게 경쟁을 벌이다 보니 계약 관계를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이려 했고 그 과정에서 검사 조작이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허위로 검사한 먹는 물 자체의 위생 상태가 인체에 해로운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수질과 관련해 재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도형 dodo@donga.com·최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