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대 대한건설협회 회장 선거, 잡음으로 얼룩
-건설업계 대표성 논란
오는 29일 치러지는 대한건설협회 회장 선거에는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과 유주현 신한건설 대표이사가 후보로 출마했다. 선거 방식은 각 지역에서 선출된 대의원이 회장을 뽑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후보자로 등록하려면 10년 이상 협회 회원인 건설사 최고경영자여야 하며, 선거권자(대의원)의 5분의 1이상 3분의 1 미만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선거권자는 한 명의 후보만 추천할 수 있고, 두 명 이상 중복 추천할 경우 해당 추천은 무효다.
#김영구 전남도회장, 특정후보 지지했다는 이유로 대의원 2명 사퇴 종용
대한건설협회는 전국 16개 시·도회에 대의원 149명을 두고 있는데 전남도회엔 11명의 대의원이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전남도회 소속 대의원인 최갑열 삼일건설 회장과 이효성 유촌건설 회장이 아이에스동서 권혁운 회장에게 추천서를 써준 것이 발단이 됐다. 이 사실을 안 김영구 전남도회장이 해당 대의원 2명에게 유주현 신한건설 대표이사를 중복 추천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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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대한건설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사퇴서가 제출된 대의원 2명(최갑열 삼일건설 회장·이효성 유촌건설 회장)의 사임을 보류하고 대의원직을 유지시키기로 했다.
선관위 김관수 간사는 "선관위에 사임서가 제출됐지만 전남도회에서 곧바로 보류해달라는 요청이 왔다"며 "이와 관련해 법률 자문을 구한 결과 대의원은 전적으로 시도회에서 선발하는 것이므로 전남도회의 사임 보류 의견을 존중해 철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일건설 최갑열 회장은 "추천서를 누구에게 쓰느냐는 개인의 선택인데 그걸 질책하고 비난할 수 있느냐"면서 "대의원직이 원상복귀 됐으니 더 이상 일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947년 출범한 대한건설협회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초대회장을 지냈고 7300여 개 건설사를 회원사로 뒀다. 협회는 건설업계 전경련으로 불리고 있지만 대기업 위주로 운영되는 전경련과는 속사정이 다르다. 대형사와 중소건설사의 이익은 상충하는 부분이 있어 화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에는 대형건설사와 중소건설사의 갈등이 표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대형사는 공공기관 발주의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주택건설이 유일한 먹거리인 중소건설사는 이를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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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건설사 대표는 “중소건설사 대표들이 회장직을 수행하다보니 ‘업계 대표성’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며 ”새 회장은 대외교섭력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회장 선거에 출마한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은 1989년 설립된 일신건설산업에서 출발해 인수합병(M&A) 등의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현재 이누스·한국렌탈·삼흥테크 등 계열사를 거느린 연 매출 2조 원대, 시공능력평가순위 43위 건설사다. 기업 규모가 비교적 큰 만큼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췄다.
또 다른 회장 후보인 유주현 신한건설 대표이사는 20여 년간 협회 활동을 한 오랜 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1993년 경기도회 간사를 시작으로 1997년부터는 대의원 활동을 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6년간 경기도회 회장직을 역임했다. 유 대표가 이끄는 신한건설은 경기도 안양 소재 건설사로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액 683위다.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사진 왼쪽), 유주현 신한건설 대표이사(사진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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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e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