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넘어 먼저 미소 건네던 50대, 근무중 상근병 음주차에 치여 숨져
안 씨는 1992년 4월부터 광주 북구 생활 폐기물 수거 위탁회사인 K사 근로자로 일했다. 안 씨의 빈소에서 만난 조카(33)는 “삼촌은 장애를 앓았지만 환경미화원 생활 25년간 하루도 결근한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했다”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8시간 일하면서 늘 웃는 얼굴로 동료들을 대했다. 소통이 힘들 정도로 웅얼거리는 소리밖에 못 냈고 잘 듣지도 못했지만 동료들은 그를 가장 편한 직원으로 꼽았다. 청소도 항상 제일 열심히 했다. 동료 이모 씨(54)는 “말을 못 하는 안 씨가 새벽 출근시간대에 회사 자판기 앞에서 웃으며 커피 한잔 마시라고 손짓하곤 했다”며 “동료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조 씨가 변을 당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조 상병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46%(면허 취소)의 만취 상태에서 운전했다. 조 상병은 서구 광천동 한 술집에서 이날 오전 6시까지 밤새워 술을 마신 뒤 북구 운암동에서 후배(20)를 내려 주고 친구(21·여)를 남구 봉선동으로 데려다주기 위해 가다가 사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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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진 K사 노조위원장은 “미화원들에게 가장 무서운 위협은 음주운전이나 과속 차량”이라며 “음주운전 등을 제발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 지역에는 생활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미화원 539명, 거리 청소를 하는 가로미화원 309명 등 미화원 840여 명이 일하고 있다. 군 헌병대는 조 상병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