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2017년 1월 t당 10만원 이상 올려… 현대제철-동국제강도 뒤따를듯 철광석값 인상 등 원가 부담… 中업체 공급량 감소도 영향 미쳐
○ “철강 전 품목 10만∼12만 원 올린다”
포스코는 이번 주부터 다음 달 가격 인상 계획을 거래 업체들에 통보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15일 “내년 1월부터 열연강판과 후판은 t당 12만 원씩 인상하고, 냉연강판과 선재 등 나머지 철강 제품은 최소 10만 원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형 고객사와는 이번 인상안을 기준으로 계약 협상에 들어간다. 철강 전 품목에 대해 10% 이상 큰 폭의 가격 인상을 포스코가 공지한 것은 이례적이다.
후판은 두꺼운 압연강판으로 선박을 만들 때 많이 쓰이고 선재는 자동차 부품에 주로 쓰인다. ‘산업의 쌀’인 철강의 가격이 오르면 그 여파가 고스란히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 중국 구조조정으로 공급 과잉 완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내수 기준가격 인상 폭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포스코와 비슷한 수준에서 조만간 가격 인상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포스코에서 열연을 공급받아 철강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 폭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점까지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철광석 가격은 올해 1월 t당 41달러에서 지난달 69달러까지 올랐고, 석탄은 같은 기간 76달러에서 287달러로 4배 가까이로 폭등했다.
○ 가수요까지 겹쳐 사재기 조짐까지
포스코와 거래하는 유통점들은 최근 철강 물량이 달리면서 비상이 걸렸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가수요까지 겹치면서 주문이 배 가까이 늘었지만 추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재고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 시장은 겨울이 전통적으로 비수기인데도 이번엔 과열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철강 수요가 많은 조선사 등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철강사들은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최대한 반영하지 못하면 내년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해 물러설 수 없다는 분위기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년 1분기(1∼3월)에도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2월 이후에도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