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선물시장 “인상 가능성 95%”
하지만 신흥국 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신중한 모습이다. 미국이 ‘금리 속등(續騰)’을 예고하고 각국 중앙은행이 돈줄 잠그기에 동참할 경우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58포인트(0.27%) 오른 19,796.43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함께 상승 랠리를 이어가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11%, 0.59% 하락하며 숨고르기를 했다.
약 1년 만에 연준의 금리 인상이 목전에 왔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는 13, 14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95%로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증시에서 금리 인상 우려나 자금 이탈 움직임은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강세 원인을 채권시장의 약세에서 찾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내세운 경기 부양책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추가 금리 인상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 금리가 상승(채권 수익률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많아져 채권에서 주식으로 ‘머니 무브(자금 대이동)’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12일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2.5%를 넘어 2.508%까지 치솟았다.
금리 인상에 따른 강(强)달러 전망에 신흥국으로 흘러나온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으로 되돌아가는 모습도 보인다. 다만 지난해 배럴당 30달러 선에 머물며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올해 상승세를 타면서 신흥국 증시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통화가치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이 우려되지만, 유가 상승 덕분에 신흥국 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6% 오른 배럴당 52.83달러로 마감해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글로벌 시장의 ‘연쇄 돈줄 조이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에서 벗어난 영국이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은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했고, 일본은 추가 통화 완화에 소극적”이라며 통화 완화 정책이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FOMC에서 내년 금리 인상 속도를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제시할 경우 채권시장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