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의 위험성을 고발한 영화 ‘판도라’. 관객은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지만 개봉 전 모았던 화제에 비할 바 못된다. 사진제공|CA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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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국과 맞물려 폭발적 관심 불구
무능한 정부 모습 재확인 피로감도
현실과 닮아서일까. 영화 ‘판도라’의 관객 반응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현 시국과 절묘하게 맞물리는 내용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지만 정작 이야기를 공개한 직후 폭발력은 약하다.
원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판도라’(감독 박정우·제작 CAC엔터테인먼트)는 총 제작비 155억원을 쏟아 부은 재난영화다. 7일 개봉해 매일 1000개 이상의 상영관을 확보했는데도 관객 동원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첫 주말인 9일부터 11일까지 100만여명을 모았을 뿐이다.
‘판도라’는 촬영을 마치고 1년 넘도록 개봉이 지연됐고 그 배경으로 ‘영화가 담은 현실 비판적 메시지’가 지목받았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외압’ 의혹을 제기했고, 덕분에 영화를 향한 관심은 한껏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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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장 관객수가 줄어든 상황이 악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있지만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부산행’과 ‘터널’은 같은 시기 상영했고, 또 다른 대작들과도 치열한 흥행 경쟁을 벌이면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사전 관심이 높았던 만큼 ‘판도라’를 확인한 관객들은 SNS와 포털사이트 영화 게시판 등을 활용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 시국을 먼저 내다본 듯한 ‘싱크로율’에는 놀라워하면서도, 뉴스로 접하는 무능한 정부의 모습을 스크린으로 재확인해야 하는 데 따르는 피로감을 지적하는 평이 자주 눈에 띈다. 또 영화 속 희망의 메시지에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한 누리꾼은 ‘판도라’ 게시판에 “현실을 허구로 만드는 신파극”이라고 썼다.
‘판도라’가 제작비를 회수하는 손익분기점은 450만명이다. 개봉을 앞둔 김윤석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이병헌·강동원의 ‘마스터’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