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메이커스’ 2017년 1월 2일 출범
7월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에 입점해 핸드드리퍼를 히트시킨 소기업 메가크리에이트의 제품. 카카오 제공
카카오메이커스의 대표는 홍은택 카카오 부사장(53·사진)이 겸직한다. 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만난 홍 부사장은 “카카오 안에 있으면 실제 수익을 내고 있는지 잘 보이질 않으니 독립법인이 돼서 그 존재 가능성을 제대로 입증하라는 것”이라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 소상공인 제품으로 누적 매출 52억 원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매주 화요일 생산자들이 상품을 올린 뒤 카카오톡 사용자들로부터 선주문을 받은 뒤 판매가 이뤄진다. 선주문 횟수가 생산에 필요한 최소 주문량을 넘기면 제작을 시작한다. 골목 공방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수제화와 소형 가전, 아이디어 상품들이 젊은 층의 취향을 ‘저격’했다. 처음엔 성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지만 12월 현재 누적 매출액 52억 원, 월 매출 10억 원을 돌파했다. 입점 업체도 300곳을 넘었다.
소셜임팩트는 기존에 기업의 사회공헌 개념으로 잘 알려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공유가치 창출(CSV)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다. 홍 부사장은 “소셜임팩트의 차이는 ‘아웃풋’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와 함께 사업상의 이익을 냈는지 여부에도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7월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에 입점한 소기업 메가크리에이트는 핸드드리퍼와 천연 가습기 등 도자기 제품을 수차례 매진시켰다. 입소문이 퍼져 일본 수입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핸드드리퍼 시장을 뚫고 전국 300개 매장을 가진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납품도 따냈다. 천안 메가크리에이트 대표(46)는 “플랫폼 자체가 주문 제작 방식이라 자금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공급 중심의 기존 시스템 개선 노려
카카오가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소셜임팩트 사업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생산·소비 패러다임 전환이 있다. 대량 생산을 통해 수요를 충족하는 게 아닌, 개인 맞춤형 수요에 따라 소규모 생산을 하는 방식이 널리 퍼지고 있는 흐름을 본 것이다. 미국의 ‘엣시’(Etsy.com)와 일본의 ‘미네’(Minne.com)처럼 해외에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이 같은 소량 생산 플랫폼을 성공시키고 있다. 홍 부사장은 “10년 업력에 150만 명의 생산자가 참여하고 있는 엣시를 벤치마킹해 공동주문 개념을 도입했다. 이제 공급경제가 아닌 수요경제의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 소셜임팩트 ::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사회 시스템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수익도 창출하는 사회공헌 활동.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