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321-40홈런-121타점, 1루수 부문 후보에 이름 올려 NC 박석민-LG 히메네스 제외돼… 들쭉날쭉 후보선정 기준 논란 최형우 수상땐 이적팀 KIA로 기록
성적만 보면 테임즈가 월등하다. 테임즈는 NC에서 활약한 세 번째 시즌이던 올해 타율 0.321, 40홈런, 121타점을 기록했다. 사실상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뽑는 골든글러브 특성상 1루수는 수비력보다 공격력이 더 중요한 지표다. 테임즈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30홈런을 넘어서지 못했다.
문제는 테임즈가 이미 밀워키와 계약을 마쳤다는 것. 골든글러브 투표인단은 올해 300명이 넘는다. ‘인기투표’ 측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이미 한국 리그를 떠난 선수에게 표를 던지기 싫다는 투표인이 있다고 해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전례가 없던 건 아니다. 테임즈 이전에 1999년 외야수 호세(롯데), 2004년 외야수 브룸바(옛 현대), 2007년 투수 리오스(두산), 지난해 2루수 나바로(삼성)도 한국에서 골든글러브를 받은 뒤 다음 시즌에는 해외 리그에서 뛰었다. 그러나 이들 중 골든글러브 시상식 이전에 한국 리그를 떠나기로 결정된 선수는 브룸바뿐이었다. 나머지 세 선수는 골든글러브를 받은 뒤 이적을 결정했다.
전 소속팀이 문제가 되는 건 국내 선수도 마찬가지다. 최형우가 올해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게 되면 역사에는 KIA 소속으로 남는다.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옮기기 전까지 모든 경기를 삼성에서 뛰었지만 어쩔 수 없다. 같은 이유로 지난해 유한준도 모든 경기를 넥센에서 뛰고도 외야수 골든글러브는 kt 소속으로 받았다.
골든글러브 후보 선정 기준이 문제라는 이야기도 있다. 3년 연속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리던 박석민(NC)은 올해 타율 0.307, 32홈런, 104타점을 기록하고도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타율 0.310이 넘는 선수로 후보를 꾸렸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타율 0.308, 26홈런, 102타점을 기록한 히메네스(LG)도 3루수 후보가 되지 못했다. 기준이 들쑥날쑥하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3루수 부문은 타율 0.290만 기록해도 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13일 열린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