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이미지 촬영후 3차원 가상 이미지와 합성 레노버 ‘팹2프로’ 국내에 첫선… 대만-美서도 AR폰 준비 박차 한국업체들은 구체적 계획 없어
5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 최초 증강현실(AR) 전용 스마트폰 레노버 ‘팹(Phab)2프로’ 공개 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레노버 제공
5일 레노버가 국내에 선보인 세계 최초의 증강현실(AR) 전용 스마트폰 ‘팹(Phab)2프로’가 구현하는 증강현실은 정교했다. 증강현실이란 카메라 등 영상 기기를 통해 현실 이미지를 촬영한 후 3차원(3D) 가상 이미지를 합성하는 기술이다. 구글이 개발한 증강현실 서비스 ‘탱고’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해 구현되는 증강현실은 스마트폰을 통해 일상생활 곳곳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가구를 살 때 기존 가구들과 어울리는지 미리 확인하거나 가상 반려동물을 키울 때 등이다.
증강현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각종 기기에 상용화되고 있지만 단순히 현실에 가상 이미지를 덧붙인 수준이어서 어색한 경우가 많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은 사물의 움직임을 잡아내는 ‘모션 트래킹’, 화면 깊이를 감지하는 심도 인식, 공간 구조를 파악하는 공간 학습 등 세 가지 핵심 기술에 의해 구동되는 탱고를 개발했다.
팹2프로를 시작으로 증강현실 전문 스마트폰은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에이수스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탱고 지원 스마트폰 ‘젠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 애플도 증강현실 기능이 강화된 아이폰8을 내년 하반기(7∼12월)에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외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나온다.
반면 국내 업체들의 증강현실 전문 스마트폰 및 플랫폼 개발 계획은 아직 구체화된 것이 없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증강현실의 파급력을 주시하고 있지만 관련 콘텐츠가 한정적인 상황이어서 전용기기를 개발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