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사람들/매튜 데스몬드 지음/황성원 옮김/540쪽·2만5000원/동녘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강제 퇴거가 빈곤층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실증적으로 규명해 냈다. 복잡한 통계와 도표로 현상을 분석하는 보통의 강단 학자들과 달리 그는 밀워키 지역 빈민층 속으로 직접 들어가 1년 넘게 생활했다. 일종의 참여 관찰 기법을 통해 퇴거당한 가족의 실상과 심리를 디테일하게 포착했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빈곤층 가정은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에 쓰고 있다. 이들 가정의 넷 중 하나는 주택 임차료와 공과금을 내는 데 소득의 70% 이상을 지출한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비나 여가 비용에는 돈을 쓸 여지가 거의 없는 셈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값 폭락의 여파로 강제 퇴거 조치를 당하는 가정이 크게 늘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