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방화사건 현장 현장에서 붙잡힌 40대 피의자 “朴대통령 하야 안해 결심” 4년前 노태우 생가에도 불질러
1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불이 나 박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영정 등이 있는 추모관 내부가 모두 탔다. 아래쪽 사진은 검게 그을린 추모관 입구의 모습이다. 경찰은 2012년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에 불을 질렀던 백모 씨(48)를 방화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구미=뉴시스
구미경찰서는 현장에서 피의자 백모 씨(48)를 방화 혐의로 붙잡아 수사하고 있다. 처음에 범행을 부인했지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경찰의 추궁에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경기 수원에 사는 백 씨는 이날 오전 9시 기차를 타고 낮 12시경 구미에 온 것으로 밝혀졌다. 들고 있던 가방에는 시너 1L를 담은 플라스틱 통과 휴지 등이 있었다.
백 씨는 경찰 조사에서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아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의 영정에 시너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휴지를 던졌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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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백 씨가 ‘박근혜는 자결하라. 아버지 얼굴에 똥칠하지 말고’라고 쓴 방명록도 확보했다.
미혼인 백 씨는 안내와 광고 등을 주로 하는 웹사이트 운영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사이트의 내용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백 씨는 지난달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수사를 마무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백 씨는 2012년 12월 대구 동구 신용동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에도 몰래 들어가 시너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 당시 그는 1개월 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현장에는 ‘노태우를 단죄하며…’라는 제목의 A4용지 2장 분량의 편지를 남겼다. 백 씨는 편지에 “다시는 너처럼 대통령직을 이용해서 국민의 재산을 훔치는 도적놈이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너의 생가에 불을 지른다”고 적었다. 백 씨는 이 사건으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백 씨는 또 2007년 2월 3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있는 사적 101호 삼전도비(三田渡碑)를 페인트로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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