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재난대응 로봇 개발 VR이용 직접 운전하듯 무선 조종… 접근 어려울땐 드론 띄워서 확인 방사능 유출지역 신속 탐사 가능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무선으로 정찰 로봇 ‘램(RAM)’을 조종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사고시 투입할 수 있는 정찰 로봇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방사능이 가득한 현장을 사람 대신 샅샅이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든 무인 로봇이다. 원전 투입 로봇은 다양한 종류가 개발돼 왔지만 사고 현장 내외부를 동시에 정찰할 수 있는 형태로 개발된 건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로봇연구실 최영수 책임연구원팀은 18일 대전 유성구 대덕대로 한국원자력연구원 내에서 원전 정찰 로봇 ‘램(RAM)’을 본보에 처음 공개했다. 이 로봇은 시판 중인 ATV ‘대림 AT125’ 모델에 시야각 120도의 가상현실(VR) 카메라와 무선 조종 제어 장치를 붙여 만들었다. ATV 바퀴로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은 뒷좌석에 실어 둔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볼 수 있다. 드론은 50m의 전선으로 ATV와 연결돼 있어 5시간가량 장시간 정찰이 가능하다. 램은 현재 최대 1km 거리에서 원격조종이 가능하며 앞으로 3km 이상으로 통신거리를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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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앞으로 램에 방사선 센서와 후방 카메라를 장착해 전천후 원전 탐사 장비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원전 사고가 났을 때 위험 지역과 안전 지역을 즉시 확인할 수 있어 방사능 오염 지도를 재빠르게 완성할 수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원전 로봇 개발에 그치지 않고 언제든지 로봇을 투입 운영할 수 있도록 조종사를 훈련하는 ‘한국형 원전 사고 대응 조직’도 준비 중이다. 프랑스 원자력청(CEA)과 전력공사(EDF)가 운영하는 ‘그룹인트라’와 독일의 ‘KHG’ 같은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비슷한 조직을 구성하는 중이다.
최 연구원은 “일본은 로봇 강국인데도 막상 사고가 났을 때는 원전 사고 대응 조직이 없어 외국 로봇에 의지해야 했다. 원전 무인 대응 체계를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대전=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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