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피해야 할 불량 마늘 3총사를 소개한다.
이것만 잘 알아도 올해 김장은 반 이상 성공이다.
김장 시즌이다. 주부들이 힘들고 고생스러워도 직접 김치를 담그는 이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식탁에 오르는 음식인 만큼 좋은 재료를 이용해 안심하고 가족들에게 먹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배추와 무, 파, 고춧가루 등을 국산으로 엄선했다 할지라도 방심해선 안 된다. 빼려야 뺄 수 없는 감칠맛 담당, 마늘이라는 복병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반드시 피해야 할 유형의 마늘들을 소개한다.
마늘계의 비선 실세, 파치 마늘
‘파치’는 흠이 나서 못쓰게 된 상품을 일컫는다. 물론 마늘에도 파치가 존재하지만 정상적인 유통 단계에선 걸러지게 돼 있다. 문제는 비정상적인 유통 경로가 존재하며 김장철이 되면 더욱 기승을 부린다는 것이다.
1 파치 마늘위험도 ★★★★☆ (별 5개 기준)유의 사항_국산 마늘이란 타이틀을 달고 간 마늘 형태로 유통된다. 특이점_유명 떡볶이 업체에서도 사용하니, 조심할 것. 2 물 마늘위험도 ★★☆☆☆유의 사항_겉은 멀쩡해 육안으로 구분이 쉽지 않다. 특이점_마늘의 향이 하나도 없다는 특징으로 구분하면 된다.3 뿌리 마늘위험도 ★★★★★ 유의 사항_원물이 아닌 가공된 식품에 방사선을 쬐는 것은 엄연한 불법 행위. 특이점_당도 측정기가 없다면 맛으로 구분할 수밖에 없다.
물고문당한 마늘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마늘은 모양도 정상이고 색깔도 뽀얗고 알도 굵다. 부패하지 않은 꽤 괜찮은 중국산 마늘이 원물이다. 문제는 이 좋은 마늘을 그대로 수입하면 좋으련만 한 가지 치명적인 꼼수가 들어간다. 중량을 인위적으로 늘리기 위해 멀쩡한 마늘에 물을 먹이는 것이다. 중국의 물마늘 제조업체를 은밀히 취재한 바, 야외에 시멘트 수조를 만들어놓고 물을 가득 채운 뒤 마늘을 몇 시간씩 담가두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마늘과 거품, 부유물이 지저분하게 뒤섞여 있었다. 현지 관계자에게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물었더니 한국 업자들이 그렇게 요청을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렇게 물을 잔뜩 먹어 비대해진 마늘을 국내 업자들이 싼 가격으로 수입해 무거운 중량을 앞세워 부당 이익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마늘은 주로 냉동 상태로 들어온다. 꽤 괜찮은 모양을 유지하고 있어서 육안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다. 다만 향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물에 오래 불어 마늘 고유의 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방사선 뒤집어쓴 뿌리 마늘
앞의 두 마늘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뿌리 마늘이다. 뿌리 마늘 역시 중국에서 들여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튀김이나 볶음 요리를 할 때 20cm 정도 되는 마늘의 어린 싹(사실상 줄기)을 즐겨 사용한다. 이 마늘 싹이 들어가면 요리에 알싸하면서도 부드럽고 향긋한 풍미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마늘 싹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쓰레기가 나오는데 그 쓰레기가 우리 국민들의 입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뿌리 마늘은 우리나라에서 다진 마늘로 팔린다. 더 큰 문제점은 중국에서 다진 상태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살균을 이유로 방사선을 쬔다는 사실. 우리나라 식품 규정에는 원물이 아닌 가공된 식재료에 방사선 조사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뿌리 마늘은 맛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인체에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뿌리 마늘을 수입 과정에서 걸러낼 수 있는 규제와 안전장치가 전무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뿌리 마늘은 태연하게 방사선을 쬔 후 우리나라로 수입되고 있다.
채널A 〈먹거리 X파일〉 제작진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취재 내용 일체를 제공했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식약처 측에서는 마늘 수입 시 윗동과 밑동이 잘린 마늘을 걸러내도록 명문화한 지침을 일선에 내려보냈다.
동아일보 기자로 채널A 〈먹거리 X파일〉을 진행하며 많은 여성 팬을 확보하고 있다. 유해 식품, 음식에 관한 편법이나 불법은 그냥 지나치지 못해 직접 실험에 참여하거나 형사처럼 잠복근무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기획 여성동아 사진 셔터스톡 사진제공 채널A 디자인 박경옥
editor 김진 채널A 〈먹거리 X파일〉 진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