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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력]“실패해도 돼, 무모해도 돼!” 무한한 개척정신 상징 ‘파이빌’

입력 | 2016-11-29 03:00:00

고려대에 5층 컨테이너 건물
창업 열정 있으면 누구든지 이용




  ‘실패해도 괜찮고, 무모해도 좋은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

 올해 9월 8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정경대 건물(정경관)과 우당교양관 사이에는 컨테이너 38개를 쌓아 올린 5층 건물이 들어섰다. 마치 건설 현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건물은 무한한 상상력의 지식 창조공간이 될 ‘KU 개척마을 파이빌(π-Ville99)’이다. 파이빌은 개척자를 의미하는 Pioneer의 앞 두 글자를 무한한 확장을 나타내는 원주율 π로 표기한 것이다. 99는 지번을 뜻하며 교내 다른 곳에도 파이빌을 늘려갈 계획이다. 

 파이빌 외관과 내부는 모두 ‘역사의 산증인’이다. 건물 외관인 컨테이너는 전 세계에서 쓰던 것들을 재활용했고 책상과 의자도 50∼60년 전 교내 집기들을 재활용했다. 컨테이너 외벽에는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어록을 담은 플래카드도 걸려 있다.

 1524.98m²(461.3평)의 부지에 지은 컨테이너 건물에는 15개의 스튜디오, 강당, 오픈플랜 스튜디오, 아이디어 카페, 3D프린터 오픈랩 등이 갖춰져 있다.

 파이빌은 강의실에서의 단순한 지식의 전수만으로는 미래를 역동적으로 헤쳐 나갈 인재 양성에 충분치 않다고 보고 지식의 창조와 교류, 축적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염재호 총장은 “파이빌은 한계 없이 상상하고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고려대인들을 위해 태어났다”며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미래를 개척하는 인재를 키워내고 싶다”고 말했다. 

 파이빌은 고려대 학생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 창직(創職), 창업, 문화예술, 공연, 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지식 창조를 꿈꾸는 학생들을 지원한다.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해 스튜디오를 배정하고, 학생들은 독립된 공간에서 아이디어를 연구할 수 있다.

 스튜디오 배정은 창업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창업이라고 해도 반드시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자체 네트워킹과 멘토링을 통해 창업 준비 단계로 나갈 잠재력을 갖춘 이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멘토링과 네트워킹은 파이빌의 강력한 기능 가운데 하나다. 크리에이티브 강의를 통해 고려대 교수는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의 창업자, 기업가를 초빙해 후배들에게 경험과 지식을 전수한다. TED 강연(공개 지식강연)도 하고 이를 웹사이트로 공유한다. 또 상주 변리사가 특허, 투자 등 초기 창업자들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해결해주는 시스템도 갖췄다

 파이빌은 자체 프로젝트를 구성해 재능 있는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이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외부 에인절투자자, 벤처캐피털과 연결해 창직, 창업의 세계로 안내할 예정이다. 다양한 카페도 들어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논의하면서 쉴 수 있는 공간 역할을 한다.

 정석 파이빌 촌장(기계공학부 교수)은 “함께 모여 토론하고 작업하면서 생각한 것을 구체화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기술적 지원이나 네트워크 연결 등으로 도와주는 것이 목표”라며 “도전 끝에 실패를 경험한 학생도 품어줄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