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5차 촛불집회 앞두고 초긴장
트랙터를 앞세운 전국농민회총연맹 농민들의 행렬이 24일 경기 안성시내로 들어서고 있다. 농민들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뒤 26일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하는 5차 주말 촛불집회에 참여한다. 안성=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4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농 측은 25일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농정파탄 국정농단 박근혜 정권 퇴진 전국농민대회’를 벌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전국에서 1000대 이상의 농기계와 차량이 상경하는 집회를 벌인 뒤 이튿날 촛불집회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전농은 농민이 나서 세상을 바꾼다는 취지로 ‘전봉준 투쟁단’을 결성하고 15일부터 동군과 서군으로 나눠 트랙터 등 농기계와 트럭을 동원해 전국 각지를 순회해 왔다. ‘농기계 몰고 청와대로’라는 구호 아래 대통령 퇴진 운동에 나선 것이다. 최근 열린 촛불집회에도 참가해 온 농민들은 국정 농단 사태는 물론이고 쌀값 폭락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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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25일 서울 안팎 곳곳에서는 트랙터나 트랙터를 실은 트럭을 앞세운 농민들과 이들의 도심 진입을 차단하려는 경찰이 대치할 것으로 보인다. 큰 교통 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경찰은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급적 서울 외곽에서 이들의 진입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 도심에 1000대 이상의 중장비와 차량이 진입하도록 방치하긴 어렵다”며 “전국적으로 주최 측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농민들의 차량이 행렬을 지어 상경하는 것만으로도 큰 교통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농기계와 차량이 동원된 행진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농 측은 “15일부터 각지에서 진행된 행진에서 불법 행위가 벌어진 적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하는 5차 주말집회는 26일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본행사가 시작된다. 밤 12시쯤 해산한 기존 집회와 달리 ‘1박 2일 하야가 빛나는 밤’이라는 이름으로 밤샘집회를 예고하고 있는 주최 측은 집회 참가자들끼리 ‘인간 띠’를 만들어 청와대를 포위할 계획도 밝히고 있다. 검찰이 피의자로 규정했지만 수사에 불응하고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탄핵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날 열리는 집회가 국민 여론을 가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도형 dodo@donga.com·김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