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동아DB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21일 "한국에서 세 시즌 동안 센세이션을 일으킨 테임즈(30·NC)를 두고 샌디에고, 오클랜드, 탬파베이 등의 메이저리그 팀들이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렇게 평가했다.
ESPN은 "테임즈가 메이저리그로 복귀하면 최소 2년간 1200만 달러(약 141억7800만 원)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보다 몸값이 8배 뛰는 것이다. NC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테임즈의 올 시즌 연봉은 150만 달러(약 17억7225만 원)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테임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지난달 "소프트뱅크가 이대호를 대신해 테임즈와 협상 중"이라며 "연봉 3억 엔(약 32억280만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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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가 메이저리그 팀 사이에서 주가가 오른 건 메이저리그 무대에 연착륙한 한국 타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전까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사이에서는 "한국 프로야구는 너무 타자 친화적인 리그라 한국 타자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외국인 선수 중에서도 투수는 한국 무대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사례가 적지 않지만 타자 중에서는 프랑코 현 롯데 코치(58) 정도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NC에서 3년 동안 통산 타율 0.349,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한 테임즈에게도 관심이 쏠리게 된 것이다. 물론 여전히 의구심은 남아 있다. ESPN은 "관건은 한국에서 쌓은 실력을 메이저리그에서도 발휘할 수 있느냐다. 메이저리그는 구장이 더 크고 투수들이 던지는 공도 더 빠르다. 선수간 경쟁도 더 치열하다"고 보도했다.
2011~2012년 토론토와 시애틀에서 뛰면서 타율 0.250, 21홈런, 62타점을 남긴 테임즈가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타석에 들어선 건 2012년 9월 26일이었다. 당시 로스앤젤레스(LA) 에인절스 선발 잭 그링키(33)에게 삼진을 당한 테임즈는 다시 메이저리그 투수를 상대해 보지 못하고 있다. 테임즈는 "(한국에서 뛰면서도) 다시 메이저리그 타석에 들어서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할 때가 있었다. 한국에서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면 어떤 성적을 낼지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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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가 한국을 떠나지 못한 건 계약 조항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NC가 공식적으로는 1년 계약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계약 내용은 성적이 좋으면 NC와 자동으로 연장 계약을 맺게 되는 조건이었다"며 "NC의 발표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 금지 규정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테임즈는 "나는 늘 현재에 살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내년에 내가 어떤 팀에서 뛰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내년이 몇 광년이나 떨어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지금은 그저 나를 원한다는 메이저리그 팀이 있다는 이 행복감을 좀더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