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격랑, 흔들리는 세계질서]美, 강도높은 재협상 요구할 듯
한국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발표한 ‘취임 후 100일 과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국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이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강도 높은 재협상이나 전면 폐기도 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0년대 초부터 미국 등으로부터 직간접으로 TPP 참여를 요구받았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의 TPP 폐기는 한국 정부의 통상 정책의 중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인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실제 정책으로 옮기는 신호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미국의 TPP 폐기는 FTA로 대표되는 세계 자유무역의 기조가 전환된다는 것”이라며 “글로벌 교역이 줄어드는 것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악재”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뒤늦게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대미(對美) 통상협의회를 확대 개편해 통상 정책을 재검토하고 미국 정부, 의회 등과의 소통 채널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실무작업반을 마련해 수출 애로 및 통상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