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화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장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박 중독 유병률은 5.1%, 인터넷 중독 위험군은 6.9%,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은 29.2%, 여성 인터넷쇼핑 중독은 13.5%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간헐적 조사에 의한 통계수치라 신뢰도가 높지 않다. 아직까지 국가가 주관하는 전 국민 대상의 체계적인 조사 자료가 정기적으로 생산되지 않고 있다.
중앙대 정슬기 교수는 2014년 한 포럼에서 국가 차원에서 중독 문제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인 8명 중 1명은 하나 이상의 중독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중독 문제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110조원에 이르는데, 예방 및 치료 서비스와 정책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올 5월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청소년층을 포함한 ‘스마트폰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 와 함께 사회적 부작용 예방을 위한 정책 대안 마련에 나섰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다만 중독 문제 해결의 현실적 고충을 겪어본 입장에서, 자칫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규제를 만들거나 단기간의 양적 실적에 치우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중독 문제는 인내와 시간이 필요한 일이며, 국가와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중독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 또한 이와 같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원종화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