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기업실적-美금리인상-신흥국 경기 등 변수 꼽아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6개 증권사가 예측한 내년 코스피는 최저 1,900에서 최대 2,350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국내 기업들의 실적, 미국의 금리 인상, 유가 및 신흥국 경기를 주요 변수로 꼽았다. 정치적 변수의 반영 여부에 따라 주가 추정치에 차이가 있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올해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회사의 대부분이 시장 기대를 밑도는 저조한 성과를 냈다. 시가총액 1위 회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단종 여파로 3조 원대 손실을 봤다. 현대기아차 파업에 따른 판매 감소,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종의 구조조정 같은 악재가 이어졌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은 올해 최악의 해를 보냈다”며 “내년에는 소비시장이 소폭 회복될 것으로 보여 대기업 실적이 올해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내년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할 가능성도 있어 금리 인상의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영향으로 주식시장이 한동안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외 정치적 변수의 파급 효과에 대해서는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최순실 게이트의 장기화와 이에 따른 정치적 불안, 미국 대선 결과와 이어질 경제 정책의 방향, 유럽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처리 문제 등이 시장에 어떤 충격을 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제시된 내년 주가 전망치의 대부분이 정치적 변수를 최대한 배제한 것”이라며 “내년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아 주가가 크게 뛰어오르는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