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男 가정과 교사 4명… 후배 대학생들 위해 멘토링
5일 열린 한국가정과교육학회 추계학술대회 중 ‘가정교육과 남학생을 위한 가정과 남교사 멘토링’ 세션에서 정세호 고려대사범대부속고 가정과 교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학생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모르는 소리! 콘돔을 풍선처럼 갖고 놀면서 남학생들에게 피임 방법을 가르치는 건 남자 교사니까 가능하죠.”(정세호 씨·42·고려대사범대부속고 가정과 교사)
5일 오후 1시, 한국가정과교육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관은 전국에서 모인 가정과 여교사 수백 명으로 북적였지만 한구석에선 이 같은 ‘남자들만의 대화’가 오갔다. 이 자리는 대학에서 ‘희귀 생물’ 취급을 받는 가정교육과 남학생을 위해 학회가 처음으로 마련한 ‘가정과 남교사와의 멘토링’ 세션이었다.
직업인으로서의 가정과 교사에 대한 조언도 오갔다. 남학생들은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주요 과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정과를 기피하는데, 오히려 바리스타, 조리사 자격증 준비 등 실생활과 구직에 도움이 되는 수업 과정을 교사가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장래가 밝다는 얘기다. 학생 조모 씨(24)는 “평소 ‘가정과 교사는 여자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남자만의 역할도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