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사진제공|KLPGA
광고 로드중
고진영 감기몸살 기권불구 포인트 1위
‘팬텀클래식 with YTN’은 홍진주 우승
박성현, 공동 12위 머물러 4관왕 좌절
박성현(23·넵스)의 4관왕 등극이 좌절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팬텀클래식 with YTN(총상금 6억원·우승상금 1억2000만원)에서 공동 12위에 그치면서 대상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2016시즌 KLPGA 투어를 완벽하게 장악한 박성현은 상금왕과 다승, 평균타수 1위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그러나 아직 손에 쥐지 못한 것이 있다. 12월6일 예정된 KLPGA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할 ‘대상(올해의 선수)’이다. 박성현은 6일 경기도 용인 88골프장 나라·사랑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대상을 노렸다. 그러나 박성현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고진영(562점·사진)이 1라운드 뒤 감기 몸살을 호소하며 기권해 더욱 유리한 고지에 있었지만, 최종일 2타를 잃으면서 공동 12위(합계 2언더파 214타)에 그쳐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대상포인트는 매 대회 상금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10위까지만 주어진다.
광고 로드중
박성현으로서는 아쉬움이 크지만, 시즌 3승이나 거두고도 시상식에서 들러리에 그칠 뻔했던 고진영은 대미를 장식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한편 치열했던 대상 경쟁 뒤에선 경기위원회의 졸속 진행이 펼쳐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장수연(22·롯데)과 홍진주(33·대방건설), 허윤경(27·SBI)이 나란히 6언더파 210타를 쳐 연장전에 들어갔다. 문제는 일몰로 인해 조명을 켜고 연장전을 치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대회 규정에 위배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KLPGA 경기위원회의 준비 부족에 의한 예고된 일이었다는 점에서 개운치 않다.
이날 경기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마지막 조가 오전 11시50분 출발했다. 정상적으로 경기가 끝났더라면 오후 4시30분, 늦어도 5시에는 종료될 수 있었다. 그러나 골프 경기에서 어떤 변수가 작용할지 예상할 수 없다. 따라서 처음부터 연장전에 대한 대비가 있었어야 했다. 그럼에도 KLPGA는 연장전에 대비한 준비가 전혀 없었다. 별도의 예비일을 정해두지 않았으며, 일몰에 대한 대비도 없었다.
광고 로드중
KLPGA의 선택은 스스로 대회의 격을 떨어뜨렸다. 연장전은 우승을 놓고 펼치는 마지막 승부다. 작은 변수가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을 바꾸어 놓을 수 있어 더욱 신중해야 한다.
대한골프협회(KGA) 경기위원을 지낸 A씨는 “해외 토픽감이다”면서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기 시간을 앞당기는 등 얼마든지 대비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것은 경기위원회의 명백한 실수다”라고 꼬집었다.
‘엄마골퍼’ 홍진주가 6일 경기도 용인 88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팬텀클래식 with YTN에서 연장전 끝에 통산 2승째를 따냈다. 일몰로 인해 조명을 켜고 연장전을 치르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우승에 성공했다. 어둠이 깔린 코스를 배경으로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홍진주. 사진제공 | KLPGA
결국 실수가 우승을 갈라놨다. 연장 3차전에서 허윤경이 짧은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치면서 파에 성공한 홍진주가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홍진주는 2006년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 이후 10년 만에 값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장수연과 허윤경에게는 씁쓸한 패배였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