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평창올림픽 이권도 노렸나]평창 조직위 관계자들 잇단 증언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누슬리는 지난해 8월 개·폐막식장 건설 수주를 위한 입찰을 준비하다가 공사비가 적다는 이유로 포기했다. 당시 누슬리는 개·폐막식장 공사비로 1200억 원 정도를 기대했지만 조직위가 입찰에 제시한 금액은 980억 원 정도였다. 당시 입찰은 참가한 국내외 기업이 없어 두 차례 유찰됐고, 결국 조직위는 대림건설과 수의계약을 했다. 이후 조직위는 지난해 12월 개·폐막식장 시설 계획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그런데도 더블루케이는 올 1월 12일 설립 직후 누슬리와 업무 제휴를 맺은 뒤 누슬리와 함께 개·폐막식장 공사 수주를 다시 시도했다. 3월 8일에는 서울에서 더블루케이와 누슬리 관계자들이 만나는 자리에 안 전 수석과 김종 당시 문체부 제2차관도 참석해 올림픽 시설 공사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대해 안 수석은 지난달 27일 “보통 스포츠행사 개·폐막식장을 지으면 끝난 뒤 부숴야 하는데 누슬리가 그런 시설의 조립과 해체 기술을 가진 세계적 회사다. 평창 올림픽 시설 때문에 굉장히 고심을 하던 시점이어서 설명회에 가봤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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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이미 포기한 개·폐막식장 공사를 누슬리가 4개월 만에 다시 수주하려 한 것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올림픽 시설공사 경력이 전혀 없는 더블루케이가 평창 올림픽 시설공사 사업을 따내기 위해 누슬리를 앞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누슬리도 더블루케이와 협력하면 자신들의 생각대로 공사비를 올려 받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이 “(누슬리가 설명한) 방식도 비용이 꽤 많이 들어서 (3월 만남 자리에서) 금방 돌아온 것”이라고 해명한 것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더블루케이는 또 올해 말 조직위가 입찰할 예정인 1500억 원 규모의 올림픽 시설공사 사업 수주도 준비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자신이 설립을 주도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이용해 평창 올림픽과 관련된 이권 사업을 벌였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영재센터 관계자들은 “센터가 주최하는 영재캠프나 대회 장소 섭외나 프로그램은 장 씨 이벤트 회사가 도맡았고 센터는 그 캠프에 필요한 코치를 보내주는 정도여서 사실상 ‘바지 이사’들을 두고 실제 운영은 장 씨가 했다”고 말했다. 영재센터 전무이사인 빙상 스타 이규혁 씨도 “장 씨의 연락을 받고 캠프 행사장에 나가 아이들을 지도한 것이 전부였다. 캠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영재센터는 2년간 문체부로부터 6억7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았고, 빙상캠프와 스키캠프를 열며 삼성과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로부터 각각 5억 원과 2억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한편 이날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장 씨가 (영재센터 설립과 관련해) 이규혁 씨에게 보름 전 전화를 해서 증거 인멸 지시를 했다”며 “장 씨가 영재센터를 만들어서 국민 세금을 가지고 장난친 것으로 증거 인멸 말 맞추기가 다 끝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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