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용찬.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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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용찬(28)을 상징하는 공은 두 가지다. 하나는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직구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낙차 큰 포크볼이다. 2014년 상무에 입대하기 전까지 이용찬은 이 두 구종을 무기로 팀의 마무리에 이어 선발자리까지 꿰찼다. 이용찬을 팀의 주축투수로 올려놓은 밑거름이기도 했다.
그러나 제대 후의 이용찬은 예상 밖의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1군 복귀 직후 “이제는 포크볼이 예전 같지 않다”며 달라진 현실을 암시했다. 그가 밝힌 이유는 이랬다. 상무 시절 마무리로 뛰며 포크볼을 자주 구사했지만, 코치진은 물론 주위 동료들에게 “(몸에 쉽게 무리가 가는) 포크볼을 자제하라”는 조언을 새겨듣게 됐다. 그러면서 포크볼 구사 비율은 자연스레 줄어들었고, 빈도가 낮아지자 구위 역시 예전 같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전성기를 함께 한 주무기가 손에서 쉽게 떨어질리 없었다. 이용찬은 한국시리즈(KS) 무대에서 포크볼을 재장전해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29일 KS 1차전에서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뒤를 이어 나온 그는 9회부터 2.1이닝을 1안타 1삼진 무실점을 깔끔하게 막고 팀의 1-0 승리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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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만난 이용찬은 “운이 좋았다”며 겸손해 했지만, 이를 지켜본 한용덕 투수코치는 “(이)용찬이로선 포크볼을 던질 줄 아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테임즈를 삼진 잡을 때 봤듯이 용찬이는 포크볼을 계속해 던져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용찬의 역투 뒤엔 다시금 꺼내든 포크볼이 숨어있었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