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스페셜 ‘평양까지 이만원’
대리운전 회사 ‘평양까지 이만원’에서 일하는 영정 (위에서 오른쪽)은 신학교를 관둔 뒤 삶의 목표를 잃고 부유하듯 살아간다. KBS 제공
대리기사 영정(한주완)은 사제의 길을 걷다 박차고 나와 하루하루를 덧없이 보내는 청년. 술에 취해 “평양에 가달라”는 어르신을 모셔다 드린 뒤 귀가하다 형제처럼 지내던 차준영 신부(김영재)와 마주한다. 포장마차에서 함께 회포를 풀다 차 신부는 갑작스러운 전화 한 통에 당황하며 급히 자리를 뜬다. 황당해하며 홀로 술을 마시던 영정 옆에 어디선가 소원(미람)이란 젊은 여성이 나타나 합석하는데….
‘평양까지…’는 제목에 속길 참 잘했단 생각이 드는 드라마다. 단막극답게 짜임새가 좋고, 장면 장면도 유려하다. 뭣보다 장편으론 다루기 힘든 이런 소재를 TV드라마로 즐길 수 있다니. 인간은 어떤 옷을 걸쳤어도 본질적으로 이성과 본성을 함께 지닌 존재. 그로 인해 외재적 내재적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 물론 이 작품이 그 해답을 찾아주진 못하지만 잔잔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