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재로 내년 6차로서 4차로로 보도폭 6m로 넓히고 휴식공간 조성 관광객 몰리는 퇴계로도 축소 종로-남대문로 중앙버스차로 추진… 차선 줄이고 자전거도로 늘리기로
서울 중구 만리재로 보도의 현재 모습(위쪽 사진)과 보행 친화 사업 후 예상되는 모습. 보행자를위한 공간이 지금의 두 배로 넓어지고 녹지 공간도 새로 만들어진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마포구 공덕 오거리에서 약 1.5km 구간의 만리재로의 차도를 왕복 4차로로 조정한다고 23일 밝혔다. 만리재로는 1974년 왕복 6차로(일부 구간 4차로)로 확대되면서 도심부 진입의 주요 도로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보행로의 폭이 좁고 오토바이 등의 무단 주정차도 잦아 보행자들이 걷는 데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는 만리재로를 왕복 4차로로 통일하고 사람들이 이용하는 보도의 폭을 3m에서 6m로 넓힌다. 또 옹벽 등으로 보도가 끊어진 구간을 연결하고 횡단보도도 추가한다. 보도 폭이 늘어나는 만큼 가로수와 녹지를 새로 조성한다. 보행자가 언제든지 쉴 수 있도록 휴식 공간이 포함된 ‘정원형 가로’로 바뀌는 것이다. 내년 4월 서울역 방면 일부 구간이 완공되고 나머지는 같은 해 말 공사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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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에서 흥인지문으로 연결되는 종로와, 종로1가∼숭례문의 남대문로에는 각각 2017년과 2018년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된다. 이와 함께 차로 수를 줄이고 대신 보도와 자전거도로를 확충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시내 중심부에서 끊어지는 간선급행버스(BRT) 체계를 연결할 계획이다. 또 중앙차로 버스정류장을 통해 보행자 편의를 위한 ‘교통섬’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교통섬은 도로를 횡단하던 보행자가 신호가 바뀌었을 때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피신처 역할과 함께 차로를 줄임으로써 차량의 속도를 낮추는 기능을 한다.
대형 도로의 운영 형태를 바꾸는 보행 친화 개선 사업은 주민 생활권이나 관광지에 보행자 우선 도로를 지정하는 등 소규모 도로 사업보다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다만 도심의 차량 통행량이 줄어들지 않을 경우 해당 지역의 혼잡 심화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 사업 대상 지역의 상인들은 “정체가 심해져 손님이 줄어들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많은 선진국 도시에서 보행 친화 사업을 벌인 사례를 보면 행인의 유입이 늘면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다”라며 “지역 상인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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