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국제부 기자
트럼프 지지자들은 해당 여성들이 멀게는 30여 년 전 일어난 일을, 하필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동시다발적으로 폭로하는 것에 다분히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고 믿는다. 특히 배후엔 민주당이 있어서 잇단 폭로가 ‘조작됐다’고 본다. 이에 피해 주장 여성들이 9명으로 늘어났지만 트럼프의 도덕성을 의심하기보다는 ‘다음번은 누구냐’고 비아냥거리고 있는 것이다.
열세에 몰린 트럼프는 연일 ‘조작된 선거’라는 프레임을 짜는데 혈안이다. “언론의 의해 이번 선거가 완전히 조작됐다”고 주장해온 트럼프는 17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부정선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황인찬 국제부 기자
그러나 트럼프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정가 변방에서 떠돌다 대선 판에 입성한 트럼프는 주류 정치권, 언론, 재계에 대한 유권자들의 뿌리 깊은 불신과 반감으로 성장한 ‘괴물’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날 공개된 CNN 여론조사에서 ‘대선 풍향계’인 오하이오 주에서 48%대 44%로 클린턴을 꺾었다. 역대 대선에서 오하이오를 차지한 자가 모두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트럼프는 “모든 언론의 (나에 대한)암살 이후 나온 대단한 수치”라고 격하게 반겼다. 궁지에 몰렸던 그에게는 가뭄에 단비처럼 느껴질 것 같다.
황인찬 기자 fatcat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