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체 교통사고의 45% 발생… 런던-파리는 시속 30km 안팎 규제
17일 오후 2시 반 서울 서대문구 창서초등학교 앞. 수업을 마치고 교문 밖으로 나온 5, 6학년 학생들 앞으로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내달렸다. 골목길의 폭은 9m 남짓. 학교 정문 반경 300m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으로 지정돼 차량 속도가 시속 30km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달리던 차량들은 스쿨존에 들어와서도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
서울의 생활도로가 위험하다. 생활도로는 통상 폭 9m 미만의 도로 중 편도 1차로 도로와 중앙선이 없는 단일차로를 뜻한다. 2014년 기준 서울시 전체 도로 연장(8174km)의 80.2%인 6558km에 이른다. 그러나 생활도로에 적용되는 속도제한 규정은 없다. 일반도로와 같이 시속 60km다. 스쿨존이나 대중교통전용지구 등 특별히 지정한 구간에서만 시속 30km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시속 30km로 제한한 구간은 전체 생활도로의 5.7% 수준인 374km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전체 교통사고는 꾸준히 감소하지만 생활도로의 교통사고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충남 아산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전체 교통사고 2만9439건 중 생활도로 사고가 43%(1만7067건)를 차지했다. 지난해 역시 45%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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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