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주장 여성 8명으로 늘어 트럼프 “클린턴 약물검사 받아야”… 건강이상설로 국면전환 안간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70)가 이번에는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69)에 대해 약물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물 복용 의혹을 통해 클린턴이 9·11테러 15주년 추모식 때 휘청거리면서 차에 올라타 일찍 자리를 뜬 장면을 상기시키며 건강 이상설을 거듭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는 15일 뉴햄프셔 주 포츠머스 유세에서 “클린턴은 2차 TV토론에서 초반에 (약에 취한 듯) 굉장히 흥분하더니 끝에 가서는 자신의 차량까지 제대로 걸어가지도 못했다”며 “(클린턴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 (토론 전에) 약물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성추문 의혹에 대해선 “100% 조작”이라며 “나는 역사상 최악인 정치적 중상모략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14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유세에서 이같이 말하며 자신을 성추행범으로 지목한 여성을 조목조목 비난했다.
36년 전 비행기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제시카 리즈에 대해선 “끔찍한 여성”이라며 “그녀는 내 첫 선택이 될 수 없다. 맙소사”라고 말했다. 11년 전 트럼프 저택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플지 여기자 나타샤 스토이노프에 대해선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검색해보라. (내가 성추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해할 것”이라며 외모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멈출 줄 모르는 트럼프의 막말에 클린턴 측은 대선 승리를 예감하며 일부 대선자금을 상원의원 선거용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15일 보도했다. 이날 NYT는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이 89%로 1차 TV토론 직후인 지난달 26일의 70%보다 무려 19%포인트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