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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철수땐 김정은 오판 부를 것… 한반도 전쟁나면 미군 재투입 불가피”

입력 | 2016-10-13 03:00:00

브루킹스硏오핸런 선임연구원 ‘트럼프의 위험한 도박’ 기고
“北, 핵무기로 한국 굴복시키려 할것”





 “시나리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한반도의 안전보장을 포기하고 2만8000명의 주한미군을 1년 이내에 철수시킨다. 시나리오2. 임기 중 단계적으로 철수시킨다. 시나리오3.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을 생각대로 올리지 않으면 임기 마지막 해에 안보 동맹을 전격 중단하고 미군을 불러들인다.”

 진보 성향의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사진)은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의 위험한 한국 도박(Trump’s Dangerous Korean Gamble)’이라는 기고문을 싣고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주한미군 철수 시나리오를 이같이 제시했다. 오핸런 연구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간여했고, 현재는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정책보좌관을 맡고 있다.

 오핸런 연구원은 “미 대통령은 의회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주한미군을 한반도에서 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며 “두 번째와 세 번째 시나리오는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집권해도 (실제)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주한미군을 철수해서는 안 된다. 3가지 가상 시나리오 모두 매우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주한미군의 공백은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오핸런 연구원은 “북한은 자신들이 재래식 전쟁(비핵 전쟁)을 벌인다면 누가 이길지 확실하게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한 상황에서) 핵무기 등을 사용한다면 한국을 굴복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트럼프가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다시 미군을 한반도에 투입할 수밖에 없다”며 트럼프의 미군 철수가 결국은 헛수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두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이 핵무기 비확산 체제를 스스로 악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작다. 또 마지막 시나리오는 한국이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2.5%를 국방비로 사용하고 있어 추가 증액이 어렵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국의 GDP 기준 국방비 비율은 유럽 및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 중 가장 높다. 오핸런 연구원은 미국의 억지력이 한반도 등에서 작동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가) 또 다른 주사위를 굴려서는 안 된다고 결론지었다. 또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갑자기 끊으면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전쟁을 어떻게 피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핸런 연구원은 이전에도 동아일보 기고 등을 통해 주한미군 감축 등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북한이 연간 10여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재처리할 대형 원자로 생산을 계속한다면 미 대통령은 정파와 무관하게 이런 상황을 좌시할 수는 없다”며 “대북 공습 작전은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해법”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2003년 ‘한반도의 위기-어떻게 북핵을 다룰 것인가’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한 북핵 및 한반도 전문가로 꼽힌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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