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2차 TV토론]음담패설 논란 물타기 시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70)는 9일 제2차 TV토론장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69)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70)에게 성폭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4명을 초대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음담패설 비디오 공개 논란을 희석시키고 클린턴 후보가 적극적으로 파고들 수 없도록 방패막이로 활용한 것이다.
트럼프는 “4명의 여성 중 캐시 셸턴은 12세 때, 고작 12세 때 성폭행을 당했다. 나는 내가 한 말(음담패설)에 대해선 전적으로 사과한다. 그런데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의 행동 때문에 탄핵까지 당하고 거액의 벌금까지 물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피해 여성인 폴라 존스의 실명을 거론했다. 토론회장에 딸 첼시(36)와 나란히 앉아 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의 표정도 잔뜩 굳어졌다.
트럼프는 이날 토론을 1시간여 앞두고 인근 호텔에서 1993년 12세 때 성폭행을 당했는데 그 범인에 대한 변호를 힐러리 클린턴이 맡았다고 주장하는 셸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아칸소 주지사 시절인 1991년 주정부 직원으로 일하다 성추행 당했다는 존스 등과 함께 ‘깜짝 기자회견’도 가졌다. 이 자리엔 1978년 아칸소 양로원에서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한 후아니타 브로드릭, 1990년대 백악관 직원으로서 성추행 혐의를 제기한 캐슬린 윌리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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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캠프는 이들의 이런 주장에 대응을 피해 왔다. 이유는 ‘맞대응할수록 그들(빌 클린턴 성 추문 피해자들) 이야기의 신빙성만 높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공영 라디오방송 NPR가 9일 보도했다. 클린턴 캠프 관계자는 “클린턴은 평생을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워온 정치인이고 (남편) 성 추문의 피해자이다. 그런 그녀를 이런 식으로 공격하는 건 정말 부당하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