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금액이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은행에 실제로 입금된 투자금액은 지난해의 60% 수준으로 줄었다. 공장 인허가 등이 늦어지면서 투자금 집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늘어난 150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은행에 입금된 실제 투자금액은 전년 동기(111억8000만 달러)보다 40.2% 급감한 66억8000만 달러였다.
박성택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이에 대해 "통상적으로는 신고 금액의 90% 수준의 실제 투자금액이 발생한다"며 "최근의 흐름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투자 위축에다, 투자신고 후 실제 투자금액 집행까지 상당 기간이 걸리는 제조업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 공장을 짓는 그린필드형 투자는 인수합병(M&A)형 투자에 비해 투자신고 후 투자금액 집행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산업부에 따르면 그린필드형 투자에서 투자 신고 후 집행까지 통상 280일 정도 소요된다.
광고 로드중
한편 실제 투자금액 감소는 지난해 3분기(7~9월) 투자금액이 예외적으로 많아 생긴 기저효과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사우디 아람코의 에스오일 지분 투자와 중국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 사우디 국부펀드의 포스코 투자 등 대형 투자 프로젝트로 인해 실제 투자금액이 48억81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2014년 3분기의 2배 수준이다.
세종=신민기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