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코리아오픈 남자복식 우승… 中 차세대 에이스組에 2-1 역전승 이용대 “코치들과 포옹하다 울컥”
코리아오픈 여자복식 우승자 정경은(왼쪽) 신승찬.
관중석에서 간절한 외침이 흘러나왔다. 태극마크를 달고 마지막 경기에 나선 이용대(28·삼성전기)가 1세트를 패한 뒤 2세트에서도 3-8까지 뒤져 패색이 짙어질 때였다. 이용대는 지난 3년간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파트너 유연성(30·수원시청)과 남은 에너지를 모두 코트에 쏟아냈다. 대표팀 고별무대를 극적인 역전승으로 장식한 이용대는 입고 있던 유니폼과 라켓을 팬들에게 던지며 세상을 다 가진 듯 포효했다.
배드민턴 남자 복식 세계 랭킹 1위 이용대와 유연성은 2일 경기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빅터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결승에서 홈 팬 4000여 명의 응원 속에 7번 시드 리쥔후이-류위천(중국)을 2-1(16-21, 22-20, 21-18)로 눌렀다. 이로써 이용대는 대회 2연패라는 금빛 피날레 속에 13년 동안 몸담았던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이용대가 국가대표를 떠난 뒤 유연성은 혼합복식에서 활동하면서 새 남자복식 파트너를 찾을 예정이다.
경기 초반 상대 페이스에 말리며 고전한 이용대와 유연성은 2세트 들어 정교한 네트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분위기를 되살린 뒤 3세트 16-16에서 내리 4점을 따내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용대는 “열성적인 응원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 후 코치들과 포옹하는데 울컥했다. 더 이상 대표팀 경기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싶다. 동남아, 인도, 중국 등 해외 리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은퇴 사유로 지적된 개인 스폰서 허용 문제가 해결될 경우 다시 대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여운도 남겼다. 이용대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아경기에서 내가 필요하다면 단체전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대표 선수에게 스폰서를 허용해 오지 않았으나 이를 허용할 수 있는 방안 및 인센티브 강화 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오픈 혼합복식 우승자 고성현 김하나.
코리아오픈 여자복식 우승자 정경은(왼쪽) 신승찬.
혼합복식 세계 랭킹 1위 고성현(김천시청)-김하나(삼성전기)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리스트 정경은(인삼공사)-신승찬(삼성전기)도 나란히 우승했다.
성남=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