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유일하게 변화해가는 캐릭터인 주지훈(왼쪽)은 폭력 가득한 세상에서 그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대변한다. 사진제공|사나이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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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女),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 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보며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 영화 ‘아수라’
▶감독 김성수
▶주연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제작 사나이픽처스
28일 개봉·청소년 관람불가·1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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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쏭달쏭
“이기는 쪽이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인생은 한없이 피곤하다.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하루하루 살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수라’의 주인공 한도경(정우성)은 처음부터 ‘피곤한 삶’을 자초한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한도경의 선택은 시작부터 ‘패착’이나 다름없다. 승패가 판가름 나지 않는, 팽팽한 대결이라면 ‘이기는 쪽’을 파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박성배 시장에 붙었다, 김차인 검사에 붙었다, 급기야 오락가락하는 한도경의 녹록치 않은 인생은 그가 자초한 삶이다.
‘아수라’는 남보다 조금 편하게, 더 빨리, 많이 누리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지옥행’ 열차에 탑승하는 이야기다. 결말 자체만 보면 최근 나온 여느 한국영화보다 통렬하다. 하지만 잔인한 폭력의 근원을 찾거나 악의 뿌리를 파헤치는 시선 따윈 없다. 지옥행을 예약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여주는 데 충실하려는 듯, 인물 각자의 욕망에만 집중한다.
이 대목에서 인물들이 택한 사건 해결의 방법이 ‘왜 폭력이어야 했나’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폭력에 더한 폭력이 겹치지만 ‘왜?’라는 질문에는 이유를 대지 않는다. 즉 원인은 없고 결론만 남은 이야기라는 뜻. 다소 불친절한 영화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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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에 바쳐 질주하는 정우성, 자기 손을 자르려는 황정민, 구급차 찾으며 절규하는 곽도원, 비열하게 돌변하는 주지훈은 물론이고 정우성의 얼굴에 사정없이 강펀치를 날리는 정만식까지. 눈 둘 곳이 지나치게 많아 어지러울 지경이다.
● 평점 아이콘, 이렇게 갑니다
● 히트다히트
말이 필요 할까요.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 알쏭달쏭
지금은 모르겠어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건 아니야
시간과 돈이 아까울 수 있습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