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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거점으로 탈바꿈하는 서해 5도

입력 | 2016-09-27 03:00:00

백령도-대청도 등 최북단 섬에서 전문예술단 순회 공연 인기
뮤지컬-비보잉-사물놀이 등 다채… 주민 학생 군인들에 활력소 역할




9, 10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으로 서해 5도에서 전문 예술단의 순회공연이 40여 차례에 걸쳐 펼쳐지고 있다. 최근 대청도 학교와 군부대 주민대피소 등에서 이뤄진 뮤지컬 퓨전국악 음악공연 장면. 월드뮤직그룹 세움 제공

 가을을 맞아 인천의 섬들이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남북 간 긴장이 첨예한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와 대청도에서는 전문 예술단이 주민대피소와 학교 강당, 군부대 등지에서 뮤지컬과 비보잉 사물놀이 퓨전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잇달아 펼치고 있다. 또 국내 ‘합창계의 대부’로 통하는 윤학원 씨(78·전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주도로 처음 구성된 아시아 연합 합창단 ‘인천아시안유스콰이어’가 다음 달 인천국제공항 인근 신도에서 7일간의 ‘코러스 합동연습’에 돌입한다.

 지난해 8월 영국 에든버러 국제 재즈페스티벌에 초청됐던 퓨전 국악팀 ‘월드뮤직그룹 세움’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으로 진행하는 ‘신나는 예술여행’이 이달 초부터 본격화됐다. 7∼10일 대청도에 이어 20∼23일 백령도에서 14개 예술팀이 돌아가며 총 29회의 공연을 선보였다.

 서해 5도를 순회하는 ‘신나는 예술공연’의 첫 무대인 대청도에는 공연단원 54명과 스태프 8명 등 62명이 1t 트럭 3대에 무대 음향·조명 기기, 악기 등을 싣고 들어갔다. 극단 ‘극공장소 마방진’, 퓨전 국악팀인 ‘세움’과 ‘아나야’ 등 6개 팀이 ‘대청도 공연단’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펜션 1동을 빌려 숙식을 하면서 4일간 13회 공연을 소화했다.

 이 같은 대규모 공연은 대청도에서 처음 마련되는 것이었다. 주민과 학생, 군인들이 공연마다 150명씩 관람했다. 특히 서울 대학로에서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 ‘리틀잭’은 사랑을 노래한 내용이어서 군 장병들로부터도 환호를 받았다. 두 번째 순회 공연지인 백령도에서는 뮤지컬 갈라 콘서트, 비보잉 등 화려한 퍼포먼스가 16차례나 진행되면서 섬 관람객의 혼을 빼놓았다. 공연단은 다음 달 연평도와 소청도에서 10여 회의 순회공연을 이어간다. 이 공연프로젝트를 책임진 유세움 ‘월드뮤직그룹 세움’ 대표(33)는 “공연 직후 관람객들에게 흥겨운 국악 장단과 타악 연주법을 알려주고 브라스 악기 체험도 할 수 있도록 하니 호응이 아주 좋았다”고 전했다.

‘합창 없는 인생은 상상할 수 없다’는 말을 달고 사는 윤 대표는 인천문화재단 후원으로 섬에서의 이색 합창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는 1995년부터 19년간 이끈 인천시립합창단을 세계 4대 합창단으로 끌어올렸다. 또 선명회어린이합창단과 대우합창단 등을 30년 이상 이끌며 수많은 정상급 합창단원을 양성해왔다. 2014년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에서 퇴임한 이후 이번에 20대 청소년을 주축으로 한 아시아 연합 합창단을 창단해 인천 무대를 다시 찾는다.

 이를 위해 그는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의 유명 지휘자로부터 12명의 외국인 합창단원을 추천받았다. 또 오디션을 통해 국내 단원 28명을 뽑고 있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 4개 파트별로 10명씩 총 40명의 합창단원에 대한 선발작업을 이달에 마무리 짓고 노래 연습을 본격화한다. 그는 “무대에 올릴 30여 곡의 악보를 단원들에게 e메일로 보내 개인 연습을 하도록 한 뒤 섬에서 일주일간 합동연습을 하고 두 차례의 공연에 나설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합동연습은 다음 달 23∼29일 신도에 있는 한 교회의 수련원에서 진행된다. 이들이 부를 노래는 동남아시아 5개국의 민요와 ‘도라지꽃’ ‘고향의 봄’ 등 한국 가곡,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등 클래식 곡 등 다양하다. 공연은 다음 달 28일 오후 7시 수련원 강당과 29일 오후 7시 송도국제도시 내 복합문화공간 ‘트라이볼’에서 무료로 펼쳐진다. 이현식 인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은 “인천에서 합창이 생활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아시아 연합 합창단 성과가 좋으면 내년에 시민합창제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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