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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강정호에 주먹 날리고 싶었다”…야구팬 “슬라이딩 잘못하고 남 탓”

입력 | 2016-09-26 10:46:00

피츠버그 강정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페이크 태그 플레이(공을 잡지 않은 상태에서 태그 동작을 취해 주자를 속이는 것)에 속은 브라이스 하퍼(24·워싱턴 내셔널스)가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며 분개했다.

강정호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2016 메이저리그 경기에 선발 출전해 1홈런 포함 4타수 2안타로 활약했지만 페이크 태그 플레이로 빈볼 시비에 휘말렸다.

문제의 발단은 3회 초 피츠버그의 수비 상황에서 나왔다.

당시 강정호는 3루타를 친 하퍼를 속이기 위해 공을 잡지 못했음에도 몸을 살짝 숙이면서 태그 동작을 취했다. 이에 속은 하퍼는 급히 슬라이딩을 해 손가락에 부상을 입으며 교체됐다.

워싱턴 벤치에서는 이에 화를 냈고, 3회말 워싱턴의 선발 투수 A.J 콜이 강정호에게 위협구를 던져 양 팀 선수들 사이에서 벤치클리어링까지 벌어졌다.

경기 이후 하퍼는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부상 직후, 팔꿈치 인대가 끊어졌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순간적으로 강정호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 다시 한 번 부상을 겪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퍼는 2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 하에 부상을 당한 일이 있다.

그는 “(강정호의 플레이는) 나로써는 보고 싶지 않은 플레이였다. 많은 사람들 역시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편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강정호는 “하퍼를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며 “중계 플레이 동안 주자를 3루에 묶어 두려고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중계된 볼이 외야로 빠져 자칫 홈 쇄도를 허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시비에 대다수의 국내 야구 팬들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점수 주는 걸 막기 위한 행동이었다”(rou***)며 강정호를 지지하고 있다.

이들은 “주자를 묶어두는 스마트한 플레이”(웅***), “야수(강정호)는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한 것”(그***) 등의 반응으로 그의 페이크 태그 플레이는 경기를 위한 것이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또 “진로를 방해하거나 터치도 없었고… 하퍼가 슬라이딩을 잘 못한 것 같다”(eye***), “그냥 혼자 슬라이딩을 못한걸 왜 남탓을 하나”(켄***) 등의 반응을 보인 팬들도 있었다.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는 하퍼의 인터뷰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반***), “처음에는 흥분해서라고 이해하지만 인터뷰까지 감정대로 말하다니”(미***) 등으로 반발하는 글이 눈에 띄었다.

반면 “(강정호의 플레이가) 불필요한 행동이긴 했다”(sar***), “멋진 플레이, 박수 받을 만한 플레이는 절대 아니고, 매너있는 플레이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떠***) 등의 글로 비판하는 팬들도 일부 있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