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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수능날 지진 나면?… 매뉴얼 없어

입력 | 2016-09-23 03:00:00

특정 지역만 시험 중단땐 문제… 경북교육청, 교육부에 대응책 요청
교육부, 아직 뾰족한 해법 못찾아




 이번 지진 피해 학교가 많은 경북도교육청이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11월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 때 지진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교육부는 관련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이날 국민안전처, 지진 전문가 등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경북 지역에서는 12일 사상 최대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여진이 계속되자 수능을 치를 때 지진이 발생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수능 때 지진이 발생해도 현재는 행동지침을 담은 매뉴얼이 전혀 없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제일 답답한 게 우리 지역이라 교육부와 평가원에 ‘수능 운영 지침에 지진·여진 발생 시 매뉴얼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며 “수능 때 지진이 발생하면 대피했다가 진정되면 다시 시험을 보고 시간을 더 줄지 등 세부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부와 평가원은 관련 매뉴얼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쉽게 답변을 못 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서 지진이나 여진이 발생해 수험생들이 대피하면 시험을 중단해야 하는데 다른 지역의 응시 시간이 끝나 문제와 답안이 공개되면 공정성이 깨질 수 있어서다.

 여진이 서울 부산 대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있었던 만큼 전체 수험생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영어 듣기평가 시간에 미세한 여진이라도 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고민거리다.

 교육부는 21일 전국 시도교육청 수능 담당 장학사 협의를 열고 수능 시 지진·여진 관련 대비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전문 부처와 협의해 대안을 마련하자”는 결론만 내렸다. 그리고 국민안전처, 지진 전문 교수들과 함께 매뉴얼을 만들기로 하고 22일 1차 회의를 열었다. 교육부는 일본과 중국 등 지진 발생 국가에 대입 시험 시 관련 매뉴얼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수험생 사이에서는 “수능 때 지진이 나면 성적이 무효 처리되고 재시가 있을 것” 같은 루머도 돌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피해 학교에 복구 예산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학생들을 안정시킬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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