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돌프 히틀러는 가장 극단적인 반대의 경우다. 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던 그는 암페타민을 매일 정맥에 주사해 정신병자에 가까워지면서 세계를 파국으로 몰아넣었다. 대통령의 건강 이상이 국가에 항상 불행인 것도 아니고, 또 항상 행운인 것만도 아닌 셈이다.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4선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39세에 소아마비에 걸리기 전까지 ‘경솔하다고 할 순 없지만 경험이 부족한 젊은이’였다. 그러나 고통의 시간을 지나면서 따뜻하고 겸손해졌고 위기에 적합한 리더로 거듭날 수 있었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69)이 11일 9·11테러 추모행사 후 사실상 졸도하는 일이 벌어져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12일 CNN 인터뷰에서 “폐렴 진단을 받았는데 쉬면 나을 것”이라고 한 변명은 되레 역풍을 불러왔다. 폐렴보다 비밀주의가 더 문제라는 거다. 클린턴은 국무장관이던 2012년 뇌진탕으로 한 달 쉬었을 때도 회복에 6개월이나 걸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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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