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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카불서 연쇄테러… 군경 간부 등 25명 사망

입력 | 2016-09-07 03:00:00

중심가서 3차례 폭발… 총격전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반정부 무장단체 탈레반의 연쇄 테러와 총격전으로 군 장성과 경찰 지휘부를 포함해 최소 25명이 죽고 100명 넘게 다쳤다. 탈레반이 성명을 통해 사망자가 최소 58명이라고 발표한 데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테러는 5일 오후 4시경 국방부와 경찰서 건물이 모여 있는 시내 중심가에서 미리 설치해 둔 폭탄이 터지면서 시작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가에서 폭탄이 터지자 시민과 구조대 경찰 등이 순식간에 몰려들었는데, 이 틈을 타 두 번째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사상자가 크게 늘었다. 이 테러로 군 장성 1명과 경찰 지휘부 2명을 포함해 최소 24명이 사망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경호대 부대장이 죽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연쇄 테러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오후 11시 반경에는 카불 번화가에 있는 국제구호단체 사무실 앞에서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그 직후 총기를 든 괴한 3명이 사무실로 난입해 총격전을 벌이면서 1명이 죽고 6명이 다쳤다. 이들 괴한은 아프간 특수부대와 10시간 넘게 대치하다가 사살됐다. 주변 교통을 모두 차단한 채 이어진 대치 과정에서 외국인 10명을 포함해 42명이 구조됐다고 BBC가 전했다.

탈레반은 국방부 인근 시내에서 벌어진 연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국제구호단체 사무실 총격전에 대해선 아직 테러를 인정한 단체가 나오진 않았지만, 시내 테러를 저지른 탈레반 잔여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 테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가 7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아프간 정부 지원 관련 국제회의에서 내린 결정에 탈레반이 불만을 품고 자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의에서 국제사회는 올해 안에 감축 예정이던 아프간 주둔 39개국 병력 1만3000명을 당분간 유지하고, 아프간 정부군 35만 명을 유지하기 위해 2020년까지 매년 50억 달러(약 5조5000억 원)를 분담해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정부도 3년간 매년 4500만 달러씩 지원하기로 했다.

카불에서는 아프간에 적대적인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가 테러 경쟁을 벌이고 있다. 7월 23일 시내에선 IS 테러로 최소 80명이 사망했고, 지난달 24일 아메리칸대에선 인질극이 벌어져 13명이 죽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탈레반이 상대적으로 많은 보호를 받는 시설들을 반복해서 공격하고 있다. 아프간 치안당국의 행동 패턴을 훤히 꿰뚫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가니 대통령은 “적들이 치안군과 싸울 역량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 사원, 도심, 도로에서 일반 시민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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