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제 라오스 정상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포함한 연합 방위력 증강 및 확장 억제를 통해 북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 발표문을 통해 “대북제재의 효과적 이행이나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한미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국 측과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항저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이 한국에 배치하는 사드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라오스로 이동한 한미 정상이 중국의 사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 사드 배치는 물론 대북(對北)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천명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드는 순수한 방어체계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의 대북 방어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밝히고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드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사드를 둘러싼 한미 대 중국 간의 갈등이 당분간 지속되더라도 사드 배치 등을 통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미 정상이 ‘다양한 채널을 통한 중국과의 소통’ 방침을 밝힌 것은 5일 박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제안한 ‘한미중 협의’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미 간에도 아직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한미중 간 구체적 포맷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박 대통령이 미중 전략 문제와 사드 배치가 연관돼 있음을 인정했다고 해석될 수 있으므로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북한은 5일 개량된 탄두를 탑재한 노동미사일 3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서슴지 않았다. 핵으로도 흔들 수 없을 만큼 한미 동맹이 견고하다는 것을 북의 김정은이 뼈저리게 느끼도록 한미가 막강한 대북 안보 태세 구축으로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