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우려 완화에 상승… 원-달러 환율 안정세도 한몫 전문가 “국내 기업 실적이 변수”
코스피가 연중 최고점을 하루 만에 갈아 치웠다. 외국인 매수세와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 지수를 밀어 올렸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과 국내 기업 실적이 올해 하반기(7∼12월) 주가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45포인트(0.31%) 오른 2,066.53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14개월 만에 2,060 선을 넘으며 연중 최고치에 도달한 뒤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이날 증시 상승세는 2690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하반기 들어서도 한국 주식 순매수 규모를 줄이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7월 4조97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데 이어 8월에도 1조3649억 원어치 주식을 쓸어 담았다. 두 달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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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의 움직임도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초 달러당 1200원을 넘나들던 환율은 6일 달러당 1105.2원까지 하락했다(원화 가치 상승). 원화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환율의 움직임으로만 10% 가까운 이익을 봤다는 뜻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중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며 달러 가치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기대를 밑도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나오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달러 강세도 꺾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국내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이 변하면서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분석부장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승, 기업의 실적 등이 뒷받침되면서 주식 등 한국 자산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도 “환율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외국인 투자자가 꾸준히 유입되는 건 한국 시장과 기업의 성장에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현재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17.34%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강세가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2분기(4∼6월) 8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주가도 지난달 23일 종가 기준 168만7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 치우며 강세를 보였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가 있었지만 주가는 순항하고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 코스피의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이 다시 점화되면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코스피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는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코스피가 크게 휘청거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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