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직원용 익명게시판 당초 ‘배터리만 교체’ 검토에 “확실히 보상해야” 글 이어져 회사측 파격대응 결정에 큰 역할
“전량 리콜 후 신제품으로 교환해 주세요. PS(성과급) 안 받아도 되니까 제발 그렇게 해주세요. 부끄럽습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전량 새 제품 교체’라는 파격적인 대응책을 내놓기까지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익명 게시판에 올린 글들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까지만 해도 발화 원인이 된 배터리만 교체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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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인센티브(OPI)로 계열사별로 초과이익 20% 한도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되는 PS를 안 받아도 좋으니 전량 리콜해야 한다는 글들이 결정적이었다. 무선사업부는 계열사 중 가장 많은 PS를 받아 왔다.
이 글 이후 “어렵고 복잡한 상황일수록 원칙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경영진의 현명한 판단을 믿습니다” “우리 회사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결단입니다. 확실한 보상 결정해야 합니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
파장이 이어지자 평소 직원들과의 소통을 자주 강조해 온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이 직접 댓글을 달았다. 고 사장은 “사업부장으로서 문제를 유발하게 한 점 부끄럽게 생각하며 여러분이 납득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사과했다. 이후 고 사장은 당초 계획을 바꿔 직접 긴급 언론브리핑에 나서 소비자에게 사과하고 원인을 설명한 뒤 전량 새 제품 교체 및 개통 철회 기간 연장 등을 약속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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