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독사가 위기의 여자배구를 구할 수 있을까.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을 맡게 된 김철용 신임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62)의 별명은 ‘코트 위의 독사’다. ‘독사’에게 내려 진 특명은 위기에 빠진 여자배구를 살리는 것이다. 일단 다음달 20일까지 베트남에서 열리는 ‘제5회 AVC컵 여자배구대회’로 임기가 한정돼 있지만 대회 결과에 따라 임기는 늘어날 수 있다.
중앙여중고 총감독을 맡고 있는 김 감독으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긴 쉽지 않은 자리였다.
1990년대 한국 여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 감독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비롯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5위 등 국제대회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LG정유(현 GS칼텍스) 감독 때는 프로리그의 전신인 슈퍼리그 9연패와 92연승의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LG정유에서 김 감독과 신화를 썼던 전 국가대표 장윤희(46·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가 대표팀 코치로 김 감독을 보좌하게 됐다. 김 감독은 “현장에서 선수들을 많이 만난만큼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VC컵 여자배구대회에 출전하는 대표팀은 이고은(21·IBK기업은행), 이한비(20·흥국생명) 등 프로선수 4명과 중·고교선수 8명으로 구성됐다. ‘189㎝ 중학생 유망주’로 불리는 정호영(15·광주체육중3)은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뽑혔다. 5일 진천선수촌에서 첫 훈련을 하는 대표팀은 12일 출국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