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간 악장 활동 라이너 퀴힐, 30일 공식 은퇴… 9월 내한 공연
30여 년 동안 오스트리아 빈 국립예술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라이너 퀴힐은 “한국 학생도 많이 지도했는데 재능 넘치는 학생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 금호아트홀 제공
빈 필하모닉에서 45년간 악장으로 활동했던 바이올리니스트 라이너 퀴힐(65)이 30일 공식 은퇴한다. 그는 불과 만 20세의 나이로 빈 필하모닉의 악장으로 임명된 전설적 인물. 1992년부터 제1악장으로 임명돼 레너드 번스타인, 게오르그 숄티, 정명훈 등 거장들과 함께했다.
다음 달 21일 오후 8시 서울 연세대 내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리사이틀을 갖는 그를 이메일 인터뷰했다. 국내 독주회는 1986년 이후 3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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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필하모닉의 독특한 시스템에 대해 그는 “정기공연의 지휘자 초청은 철저히 ‘우리의 음악, 즉 빈 필하모닉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인가’에 중심을 두고 이뤄진다. 좋은 지휘자는 우리의 음악을 ‘방해’하지 않는 지휘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뵘은 마치 제왕같이 무서워 무조건 따라야 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지휘자를 초청할 때는 단원들의 투표로 선정한다. 그 방식은 여전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그는 “투표 방식은 매우 중요한 정보라 밝히기 힘들다. 다만 투표를 담당하는 위원회도 마련돼 있을 정도로 철저하다”고 밝혔다.
그의 오케스트라 내 위상이 절대적이다 보니 가끔 팬들에게 지적을 당할 때가 있었다. 그는 “익숙하지 않은 객원지휘자와 공연을 할 때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나를 자주 쳐다보며 지시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오랫동안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에서 악장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그는 “악장의 역할은 지휘자와 단원을 연결하는 중간자다. 개인적으로 오케스트라의 대표로서 자각과 책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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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