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성수기 개봉작 전무… ‘여고괴담’ 이후 18년만에 첫 사례
국내 공포영화 하락세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올여름 개봉한 유일한 국내 공포영화인 ‘무서운 이야기 3’(위). ‘여고괴담’(아래쪽)이 공포 장르를 정 착시킨 뒤 ‘장화, 홍련’(가운데) 등 흥행에 성공한 작품도 나왔지만 그 후 줄곧 침체기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동아일보DB
○ 여름 공포영화 주춤, 왜?
‘여름엔 공포영화’라는 공식이 깨진 것은 국내 장르영화의 한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장르물인 공포영화가 한국의 영화산업 구조 탓에 대형 영화 틈새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새로운 시도와 신인 감독, 배우를 발견하는 장이 돼온 공포영화가 주춤한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 ‘공포+α’는 인기
그렇다고 국내 관객들의 공포물에 대한 수요가 없다고는 볼 수 없다. 퇴마를 소재로 한 ‘검은 사제들’(2015년)과 올해 ‘곡성’ ‘부산행’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이들 영화는 순수 공포물이 아니다. ‘공포’라는 소재를 이용했지만 각각의 장르는 ‘미스터리+스릴러’(검은 사제들), ‘미스터리+스릴러+드라마’(곡성), ‘액션+스릴러’(부산행)로 분류됐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새로운 아이디어 없이 속편만 내놓거나 같은 패턴의 작품을 계속 내놓으며 ‘국내 공포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영화계가 자초한 면도 있다”며 “그래서 새 영화가 공포를 소재로 하면서도 ‘안 되는 장르’인 공포영화로 분류되기를 꺼리는 현상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서 외국 제작사와 손잡고 한국 공포영화의 ‘부활’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쇼박스는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 ‘블룸하우스’와 제휴를 맺었다. 최근하 쇼박스 홍보팀장은 “공포영화는 10, 20대 관객들이 좋아하는 분야라 수요가 분명히 있다”며 “참신한 아이디어로 ‘저비용 고효율’을 내는 미국 스튜디오의 공포물 제작 노하우를 전수받아 새로운 공포영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