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내 운전 습관을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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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스마트폰을 보는 게 문제라는 걸 알지만 이를 지키기 쉽지 않아요. 스마트폰 때문에 차량 속도가 점점 느려지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을 보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알지만 일과 관련된 연락일까 싶어 어쩔 수 없이 보게 돼요. 가족이나 친구들이 보내는 연락은 나중에 답해야지 하면서 내버려 둡니다.”―임보연 씨(41·회사원)
“오토바이는 인도로 다니면 안 됩니다. 그 사실은 저도 잘 알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가 없어요. 꽉 막힌 차도로 다니면 왜 이렇게 늦느냐고 독촉 전화가 계속 오니까요. 저도 양심이 있으니 최대한 천천히 다니려 하지만 가끔 인도에서 쌩쌩 달리고 경적을 울리는 배달원들을 보면 저도 너무한다 싶어요.”―장모 씨(54·오토바이 퀵서비스 배달원)
“택배 차량이라 겉에 회사 로고가 도색돼 있어서 함부로 난폭 운전을 하지 못해요. 조금만 잘못해도 어느 회사의 누가 법규를 어겼다고 금방 알려지거든요. 그래서 안전띠를 꼭 착용하고 신호도 꼬박꼬박 지킵니다.”―김모 씨(50·택배기사)
내가 만난 최악, 최고의 운전자
들어오는 거예요. 도로에 차가 적은 편도 아니었는데 정말 놀랐죠. 운전하면서 그렇게 놀라 욕을 많이 해 본 적은 처음이었어요.”―김태희 씨(34·영어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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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길에 속도 내는 게 정말 위험한 것 같아요. 비 오는 날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내다 제동이 잘 안 돼서 사고가 난 적이 있어요. 상대 차는 사고 난 티가 하나도 안 났는데 제 차는 좀 찌그러졌죠. 상대 차 차주가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는데 갓 사회인이 된 저를 보고는 학생들이 생각나셨는지 다행히 10만 원으로 합의해 주셨죠.”―윤건식 씨(24·회사원)
나쁜 운전 습관이 부른 안전사고
“어쩌다 보니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열네 번이나 경험했어요. 소나기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곡선 도로에서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리다 전복 사고를 낸 적도 있죠. 여러 사고를 경험하고 나니 결국 안전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과속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강희원 씨(55·조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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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적 보완도 필요해요
“지방에는 기본적인 표지판이나 차선도 잘 표시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한번은 중앙선도 정지선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길을 달렸는데, 제가 차선 반대 방향으로 달리고 있더라고요. 정말 죽을 뻔했죠. 그 후로는 제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김은수 씨(38·강사)
“운전 면허 시험이 너무 쉬운 것 같아요. 훈련받은 상태에서 도로에 나오는 게 아니라, 도로에 나와서 훈련하게 되는 상황이잖아요. 저도 처음 도로에 나왔을 때는 훈련이 부족하다고 느꼈거든요. 방향지시등을 켜고도 끼어들지 못해서 결국 끝까지 직진만 하기도 했어요.”―현모 씨(47·자영업자)
나쁜 습관, 모두 바꿉시다
“차로를 무리하게 바꾸면서 앞질러 가는 차들도 결국 얼마 못 가서 저랑 같은 신호에 걸려서 대기하고 있더라고요. 어차피 비슷하게 도착하게 될 텐데 신호 무시하고 달려가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사고 날까 봐 무서워서 그런 사람들 근처에는 가고 싶지 않죠. 하지만 저 혼자만 운전 잘 한다고 사고가 안 나는 건 아니잖아요.”―이경진 씨(36·주부)
“제가 초보일 때는 깜빡이를 켜지 않고 끼어드는 사람, 양보해 주지 않는 사람 때문에 힘들었는데 제가 운전에 능숙해지니까 어느 새 저도 비슷해져 있더라고요. 여자라는 걸 알면 더 양보해 주지 않는다고 느끼기도 했어요.”―최지혜 씨(34·의류회사 직원)
“요즘은 우리나라도 구급차가 오면 비켜 주는 문화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물론 여전히 눈치를 보며 천천히 비켜 주긴 하지만 몇 년 전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어요. 유럽에 비해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나아지는 모습이 전 보기 좋던걸요.”―임지연 씨(41·회사원)
“교통문화지수는 2011년 74.79점에서 2015년 78.75점으로 점점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정지선 준수율, 이륜차 안전모 착용률 등이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교통사고 건수나 사망자 수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죠. 지속적인 교통안전 교육과 홍보, 단속 강화 등의 노력과 그동안 크고 작은 사고를 통해 사람들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며 운전 습관을 바꿔 간 결과지요.”―박수정 씨(29·교통안전공단 미래교통전략처 선임연구원)
오피니언팀 종합·조혜리 인턴기자 성균관대 의상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