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 할리 데이비슨 ‘스트리트 750’
그래서 모터사이클 중에서도 대어만 모여 있는 ‘할리 데이비슨’은 도전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브랜드 내 막내인 입문자용 모델 ‘스트리트 750’은 다루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수입사 관계자의 말을 듣고 용기를 내 도전해봤다.
할리 데이비슨이라 하면 ‘만세’ 자세로 라이딩을 하는 마초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지만, 이 모델은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한마디로 과하지 않다. 작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고, 디자인도 현대적이다.
시동을 걸고 출발을 위해 조심스럽게 클러치를 놓아본다. 힘이 좋아서 다루기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더 쉬웠다. 초보자에게는 출발할 때 클러치를 급하게 놓다가 시동이 꺼져버리는 일이 가장 곤혹스러운데, 힘이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클러치를 놓는 타이밍이 약간 빠르더라도 시동이 잘 꺼지지 않았다. 또 저배기량 엔진인 경우 출발하자마자 빨리 기어를 2단으로 올려야 하는데, 스트리트 750은 1단이 커버할 수 있는 속도의 범위가 더 넓었다. 덕분에 출발 후 변속하는 타이밍을 더 여유롭게 가져갈 수 있었다.
계기반에 나오는 정보는 속도가 유일하다. 엔진회전수(RPM)도 알 수 없고 주유 경고등만 들어올 뿐 연료의 잔량이 계기반에 표시되지 않는 점은 아무리 입문자용이라지만 아쉬웠다. 가격은 990만 원.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