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효·대구경북취재본부장
지금 상황에서 대구시가 경계할 점은 ‘대구 중심적 사고와 태도’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다. 이전지는 영천 군위 의성 성주 등 대구에서 가까운 경북 시군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 지역 주민이 반대하면 이전은 중단된다. 특히 K-2 이전은 대구의 최대 숙원이지만 이전이 예상되는 경북 시군의 입장은 다르다. 대구시는 통합 이전에 박수를 치면서 하루 빨리 옮겨야 한다지만 경북의 예상 지역에서는 “대구의 골치 아픈 일을 왜 우리가 떠안아야 하느냐”며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대구시는 통합 이전을 하면 이전지에는 엄청난 경제적 이익이 있다는 논리를 강조하지만 이는 대구 중심적 생각이다. 대구시와 국방부가 예상하는 이전지 주민들은 전혀 다르게 저울질할 수 있다. 말산업을 추진하고 경마공원이 조성 중인 영천은 말과 전투기 소음은 맞지 않다고, 군위는 깨끗한 자연생태가 공항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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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이전이 물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대구시의 겸손하고 사려 깊은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대구와 경북의 상생을 위해서!’라는 관념적인 주장으로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경제적 이익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도 기분 나쁠 수 있다. 이전이 대구 입장 위주로 진행되고 있지 않나 하는 자세로 경북의 시군과 머리를 맞댈 때 순조로움을 기대할 수 있다.
이권효·대구경북취재본부장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