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광역단체장 취임 2년 릴레이 인터뷰]권영진 대구시장
권영진 대구시장이 16일 대구 중구 서상돈 고택에서 동아일보-채널A 공동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상돈 선생은 조선 고종 때 민족운동가로 1907년 국채보상운동 주역으로 활약했다. 권 시장은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대구의 정신을 살리고 지역경제의 체질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대구를 찾는 많은 관광객은 중구 방천시장 ‘김광석길’을 찾아 요절한 가수의 대표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따라 부른다. 경쾌한 이 노래를 흥얼거리면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도 잠시 잊을 수 있다.
대구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후텁지근하고 축축 처지는 찜통 도시의 이미지가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는 “대구가 이렇게 침체돼선 안 된다. 판을 철저히 바꾸는 변화가 절실하다”는 민심을 읽고 대구 경제의 체질을 개조하려는 권영진 대구시장(54)의 공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나.
“해오던 대로 해서는 미래나 희망을 가질 수 없다. 대구는 산업구조가 취약한 데다 미래 성장을 이끌 새로운 산업에 대한 방향이 어정쩡했다.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한 대구의 분위기는 바로 이런 현실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쉽고 편한 길보다는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야 한다. 국가산업단지와 테크노폴리스, 첨단의료산업복합단지에서 물산업과 의료산업, 에너지산업, 미래형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대구 경제를 바꾸고 있다. 상업용 1t 전기자동차는 내년부터 대구에서 생산된다. 대구는 본래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도시이지만 1980년대 이후 이런 정신이 많이 사라졌다. 이제 오랜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다.”
―대구공항 통합 이전이 큰 과제다.
“신공항 건설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나 참으로 가슴 아프다. 지방이 수도권과 경쟁하면서 국가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데…. 이제 대구로서는 대구공항과 K-2 공군기지 통합 이전이 최상의 방향이다. 국방부가 통합 이전에 대해 적정하다는 평가를 했으므로 이전 후보지 결정이 최대 과제가 됐다. 이전 지역 결정은 복잡한 과정이지만 대구와 경북이 한마음으로 소통하면서 추진하겠다. 10년 후 새 공항이 완료돼 대구·경북의 새로운 미래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몸을 던져 준비하겠다.”
―광역단체장을 처음 해보니 어떤가.
―새누리당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고언은….
“국민적 신뢰가 높지 않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당 돌아가는 걸 보면 안타깝고 화도 난다. 국민의 삶은 어려운데 과연 국민과 어려움을 함께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4월 총선 이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보여주기 정도에 그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의 꿈은….
“달구벌의 미래, 즉 대구(大邱)가 이름 그대로 세상의 ‘크고 높고 넓은 언덕’으로 성장하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좋아하는 축구를 하다 여러 번 다리가 부러졌지만 그럴수록 축구를 더 사랑하는 심정과 비슷하다. 대구에 사는 게 자랑스럽고 대구를 찾는 관광객은 매력을 느끼도록 하고 싶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바람은 희망과 기대, 용기의 신바람이다. 달구벌 대구가 김광석처럼 사랑받도록 시민과 함께 상쾌한 날개를 펼칠 것이다.”
경북 안동시 남선면 두메산골에서 3남 1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축구 명문 대구 청구고와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대학원에서 북한 핵문제 등 통일 관련 연구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원생 총학생회를 처음 창립해 회장으로 활동했다. 국토통일원(현 통일부) 통일정책실에서 7년 근무하면서 통일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을 쌓았다. 한나라당 시절 ‘미래연대’ 공동대표(2003년)를 맡아 당 쇄신에 앞장섰다. 오세훈 서울시장 때 정무부시장(2006년)으로 1년 6개월간 일했다. 18대 국회의원(서울 노원을)을 거쳐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선대위 기획조정단장을 맡았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권영진 대구시장 인터뷰는 22일 오전 8시에 시작하는 채널A 시사교양 프로그램 ‘아침경제 골든타임’에서도 방송됩니다.